얼마 전 한 대학의 체육과 교수는 <일요신문>에 박태환의 단국대 진학에 대해 다음과 같은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했다. “박태환 선수 정말 대단해요. 국내 최고 사립대인 고려대와 연세대가 ‘국민 남동생’으로 불리는 박태환을 동문으로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스카우트 금액만 6억 원에 달할 정도였다네요. 그런데도 박태환 선수는 네임밸류와 스카우트 금액이 떨어지는 단국대를 택한 거죠. 단국대는 박태환 선수가 은퇴한 후 대학원 과정과 유학, 그리고 교수자리까지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박인호 씨와 박태환 선수의 후원사인 스피도의 손석배 마케팅팀장도 “스카우트 공세가 치열했다”라고 밝혔다. 손 팀장은 “스카우트 금액은 잘 모르겠지만 박태환 선수를 데려가려는 대학들의 노력이 대단했다”라고 전했다. 부친 박인호 씨도 “특히 고려대는 체육위원회 관계자 및 동문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라고 소개했다.
박태환이 단국대를 택한 것은 인생의 장기적인 포석 차원에서였다. 박 씨는 “대학 진학에 있어 돈은 고려하지도 않았다. 운동한 사람들이 은퇴한 후 잘 돼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박)태환이는 두 번 정도 올림픽에 더 출전한 후 은퇴할 때가 되면 학업으로 진로를 정할 계획이다. 이 점에서 단국대가 최고의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유학 및 교수직 보장 등의 파격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웃음과 함께 “자식을 대학에 보내면서 각서를 받을 수도 없는 일 아니냐? 단국대 측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태환이를) 돌봐주겠다는 얘기를 믿고 있다. 학교도 학교지만 본인도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박태환은 단국대행에 대해서 처음엔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유명 대학에 가는 것이 고등학생들의 공통된 꿈이었던 까닭에 박태환은 연세대와 고려대 양대 사립 외에 다른 학교는 생각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와 단국대 측의 설명을 듣고 마음을 바꿨고 지금은 단국대 08학번이 되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박인호 씨는 박태환의 장래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내용을 공개했다. 수영은 어차피 프로팀도 없고, 실업팀 환경도 열악하기에 은퇴 후 학업에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또 제대로 공부를 해서 지도자는 물론이고 기초종목의 세계적인 선수 출신으로 IOC위원까지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박)태환이는 공부에 대한 열의가 강하다. 외국선수들과 기자들을 많이 접하면서 스스로 영어는 물론이고, 공부를 병행해야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량을 소화한 후 경련을 일으키면서 잠을 잘 정도인데 공부를 하기가 쉽지 않다. 성격이 차분하고 머리가 좋아 향후 학업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또 IOC 위원 등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학업 과정이 필수이기도 하다.”
박태환은 지난 8월 31일 단국대 수시 2학기 특별전형에 ‘특이분야 특기자’ 자격(세계선수권 3위 이내)으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사범대 체육교육과에 입학지원서를 냈고 이후 면접을 거쳐 10월 합격 통보를 받았다. 전형상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기에 11월 15일 수능 때는 월드컵 대회에 출전했다. 다음 달부터 호주 동계훈련을 실시한 후 내년 초 경기고 졸업식과 단국대 입학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6623@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