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일요신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신 말 바꾸기 논란이 빈축을 사고 있다. 최악의 대내외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은 경제사령탑인 유일호 부총리의 말 한마디에 사활이 걸려 있다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조조정 긴급시국에 방향성 제시 등의 갈피를 못 잡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등을 위해 독일을 방문 중인 유일호 부총리는 4일 “구조조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추경도 가능하다”며, 구조조정에 조기예산집행은 있어도 추경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는 발언을 했다. 기획재정부는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 없는 일”이라며, 서둘러 선을 그었다.
유 부총리의 이 같은 말 바꾸기는 최근 계속되고 있다. 유 부총리는 2일(현지시간) 한국은행의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 “국민적 공감대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한국은행 측이 정부의 자본확충 참여 요구는 국민적 합의 또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다, 4일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국회에 설명하고 국민에게 설명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를 얻도록 하겠다”며, 입장을 달리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해운업 구조조정과 경기진단 등에 대한 발언에서도 오락가락 논란이 있어왔다.
일각에서는 유 부총리의 이 같은 말 바꾸기 행태가 정치인이자 학자 출신인 개인적 성향 때문에 빚어진 오해일 뿐이라고 두둔했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에서 연신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이라며, 국민과 기업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사령탑인 유 부총리가 시장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혼선을 부추겨 부작용만 초래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구조조정 등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마저 위축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