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지속적인 협력과 개발위해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시급...동북아 공동번영 위해 한국-몽골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해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재영 구미유라시아 본부장이 지난 4월 29일 김포공항 롯데시티호텔에서 <일요신문>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현재 한국-몽골간의 협력 상황은 어떤가.
“1990년 수교 이후 지난 26년간 한-몽 양국관계는 다양한 분야에서 급속히 발전해 왔다. 특히 유사한 인종적, 문화적 바탕을 기초로 문화 및 인적교류에서 큰 발전이 있었다. 몽골에서 한류에 대한 인기가 높고, 한국에 거주하는 몽골인은 3만명을 상회하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1%가 넘는 수치이다. 몽골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약 3천명에 달하고 있다.”
- 몽골이란 나라에 대해 다소 생소한 측면이 있다. 칭기스칸 등 역사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말이다. 한국에게 몽골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몽골은 우선 세계 10대 광물자원부국으로 자원에너지협력 잠재력이 높은 국가이다. 또한 몽골은 유라시아 교통망의 동서, 남북 교차점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까닭에 한국정부가 추구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실현을 위한 협력 대상국이다. 그 외에도 농축산 분야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거점으로 향후 협력 수요가 높은 국가라 할 수 있다.”
- 몽골은 중국, 러시아에 이어 일본과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한국과는 아직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양국 관계에 대한 평가를 해 주신다면.
“양국 경제협력은 수교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양국간 교역은 1990년 수교시 271만 달러에서 2012년 4억 8,000만 달러로 증가했다가,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2015년에는 2억 9,000만 달러로 감소하였다. 2015년 말 기준 한국의 대몽골 투자총액은 4억 2,000만 달러이다. 그 결과 현재 한국은 몽골의 5대교역국, 7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최근 한국의 대몽골 투자가 다양화되고 있지만, 광물자원 개발이나 대규모 인프라 건설 등에서 중국, 일본 등에 매우 뒤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보다 체계적인 대몽골 경제협력 전략을 수립해서 추진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2016년도 한-몽 정상회담과 상호 방문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양국간 중요한 과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며, 향후 협력 방향이 설정되는 등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협력 수준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서 몽골과의 접점은 무엇인지.
“몽골은 내륙국가라는 지리적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낙후된 교통물류의 수준을 중진국 수준으로 제고하는 것을 국가의 핵심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지나치게 광물자원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산업다각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몽골의 철도, 도로 인프라 구축에 협력할 수 있고, 창조경제에 기반하여 몽골의 산업다각화 및 현대화에 참여하여 상호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다.”
- 최근 몽골, 중국, 러시아 간에는 3개국을 연결하는 철도운송로 건설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한국도 참여할 수 있는가.
“이 회랑은 중국 일대일로에서 제시된 6대 경제회랑 가운데 하나이니다. 몽골 정부는 한반도철도망(TKR) 연결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자국에 적극 흡수하고자, 한반도에서 출발하여 유럽까지 수송, 배송되고 있는 화물 컨테이너의 몽골철도이용을 판촉하기 위한 노력을 기하고 있다. 국제노선인 몽골철도(TMGR)는 유라시아철도의 최단거리 노선이다. 유럽향 화물이 몽골철도를 경유하게 될 경우에 수도인 울란바토르의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몽골정부의 철도를 통한 경제발전에 기대감을 현실화 시켜주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낙후되어 있는 국가경제와 매장되어 있는 자연자원을 적극 개발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강하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몽골철도는 북한의 나진항, 중국의 천진항과 연계가 필요하다. 이들 항만은 울란바토르와 단거리 수.배송이 가능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남북러간의 나진-핫산 사업에도 관심이 있다. 나진항개발 참여를 위하여 북한과도 접촉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남북관계 개선시, 동몽골 철도를 나진항과 연계하는 양자 및 다자간 협력 사업추진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몽중러 회랑과 한국의 좀 더 구체적인 참여 방안이 있는지.
“몽골 정부는 주요 광산을 연결하는 광산연계 철도 인프라 개발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 및 러시아와 연결되는 신규 국경철도역 부근에 물류가공단지를 설립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사업들은 주로 중국과 몽골이 추진하게 되므로, 우리 한국은 동몽골 철도를 나진항과 연계하는 양자 및 다자간 협력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GTI나 AIIB 등을 적극 활용하여 조달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동북아개발은행을 설립해 미국과 일본의 지원을 유도하고 한국, 몽골, 중국, 러시아 등이 다자간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중이다. 몽골도 이에 관심을 보였다.”
- 한국과 몽골 간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데, 주요 장애요인은 무엇인가.
“몽골의 투자관련 법규의 잦은 변경, 관료의 부정부패, 물류수송망 등 각종 인프라의 미비, 현지의 낮은 노동생산성 등 많은 요인들이 있다. 이 외에도 특히 한국과 몽골간 비싼 항공료가 커다란 장애요인이다. 또한 무엇보다 철도사업추진에서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가 문제시 되는 것도 커다란 장애요인이다.”
“광물자원개발 및 가공 부문, 교통인프라 및 건설분야, 관광산업, 의료보건부문, 농축산부문, 금융부문 등 다양하다. 특히 양국간 중소기업의 협력이 유망하다고 판단된다. 한-몽 중소기업이 협력하여 캐시미어 등을 생산하여 중국, 러시아 등에 수출하여 유라시아 가치사슬(GVC)에 적극 참여하면 협소한 몽골 내수시장이란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몽골의 동부지역에 친환경적인 농산물을 생산 가공하여 중국에 수출하는 방안이나, 한-몽 양국이 공동 관광단지를 조성하여 운영하는 것도 유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한-몽 협력을 확대,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정상회담의 정례화, 양국간 사증면제협정 도입, 자무무역협정 체결, 한-몽 의원친선협회의 활성화 등을 통한 네트워크 강화 등이 양국간 전략적 협력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양국간의 민간, 경제사절단 등의 교류가 활발할 수 있도록 교류인프라를 개선,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재영 본부장은 “앞으로 수년 동안은 남북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변화도 큰 폭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동북아에선 에너지네트워크 구축, 경제·무역 네트워크가 강화하면서 중개자 역할을 할 한국이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합작 프로젝트를 포함해 다양한 합작사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동북아개발은행’을 시급히 설립해야 한다”며,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정치외교적인 확신과 국민적인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