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와 자매도시를 맺은 캄보디아 시엠립주 프놈크롬 마을에 박지성의 사인볼을 들고 도착한 박 씨는 박지성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에게 다가가 사인볼을 내주면서 자랑스럽게 ‘내가 지성이 파파’라고 밝혔다. 내심 대단한 반응을 기대했던 박 씨에게 돌아온 답변은 ‘거짓말쟁이’라는 말이었다. 이유인즉슨 아이들 입장에선 설마 맨유에서 뛰고 박지성의 아버지가 캄보디아까지 찾아올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중에서야 진짜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마치 박지성을 만난 것처럼 박 씨 주변을 떠나지 않고 쫓아다녔다는 후문이다.
“사는 게 힘든 나라지만 우리나라보다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더 많이 할 만큼 축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수원마을 선포식을 마치고 프놈펜 국립경기장에서 수원시청 축구팀과 캄보디아 국가대표팀이 친선전을 벌였는데 관중이 6만 5000명이 들어왔을 만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성이에게 이런 얘기를 전해주니까 시간되면 자신도 가보고 싶다고 하더라. 우리나라 유소년 선수들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고 살기 힘든 나라에서 축구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우는 아이들을 위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일 것 같다.”
한편 박 씨는 박지성이 선발로 출전한 버밍엄전에 대해 “지성이가 아직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것 같았다. 만약 부상 염려가 없었다면 자신있게 다이빙도 하고 골 찬스에서 직접 슛을 쐈을 것”이라면서 “실전 경험을 더 많이 쌓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