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 물음은 아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령 아이가 “가을에는 왜 나뭇잎 색깔이 바뀌어요?”라고 질문했다고 치자. 이때 바로 답을 알려주기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왜 그런 것 같아?”라고 물어보는 것.
이런 질문을 자주 들으면 우리 뇌의 최고사령부, 즉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문제해결능력을 수행하는 전두엽이 발달해 창의성이 풍부해진다. 이때 아이가 잘못된 대답을 하더라도 “그래 좋은 생각이야”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격려해주자.
처음에는 아이의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계속 반복해서 질문을 던지다 보면 아이는 점점 더 깊이 생각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 답을 찾아낼 것이다.
2. 왜 그랬을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쉴새없이 ‘왜?’를 쏟아내는 순간을 경험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한 게 당연하다.
그런데 부모들의 ‘왜?’는 ‘왜 그랬어?’처럼 대부분 비난을 할 때 많이 쓰인다. 창의성이 뛰어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비난을 위한 ‘왜?’를 자제하고, 탐색을 위한 ‘왜?’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는 게 좋다.
가령 “검은색을 칠한 이유는 뭘까? 엄마가 알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해줄래?”라고 말하는 식이다. 아이와 함께 일상에서 접하는 자연현상이나 상황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대답을 하면서 원인과 결과 등 인과관계를 알게 되고 사고력도 키울 수 있다.
3.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지?
분석적인 질문은 여러 가지 의견과 해석이 유도할 수 있다. 사고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핵심 질문으로 아이의 사고 수준에 따라 다양한 답이 나오게 마련. 아이에게 “흥부는 가난뱅이가 된 놀부에게 왜 같이 살자고 했을까?”라고 물어보자.
“흥부가 착해서”라고 대답했다면 “흥부가 착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지?”라고 되묻는 것. 글의 줄거리나 장면을 다시 기억해내도록 돕는 질문으로 아이의 사고력 발달에 도움이 된다. 아이가 대답을 하면 계속해서 이와 유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포인트다.
4. 오늘 기분이 어때?
‘네’, ‘아니오’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는 닫힌 질문보다 아이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게 창의성을 키우는 질문법의 기본.
이러한 질문은 아이가 지금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 묻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처음에는 ‘그냥 그랬어’, ‘몰라’라고 막연하게 대답할 수도 있지만 자주 반복하다 보면 아이가 자신의 기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때가 온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공룡 집을 만들었다고 얘기하면 “와, 대단하다! 공룡 집을 완성하고 나니 어떤 기분이 들었어?”라고 질문해 아이가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
5. 네가 고민을 많이 했구나?
종종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자신감 없이 말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대뜸 “그래?”라고 반응하기보다 “네가 그것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한 모양이구나!” 또는 “네가 고민을 많이 했구나? 네 생각을 들려줘서 고마워”라며 대화를 시작하는 게 좋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게 어렵지 않은 일임을 아이 스스로 깨달아야 창의적인 대화가 이어질 수 있다.
6. 궁금하지 않니?
아이는 낯선 상황에 놓였을 때 막연한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상상력과 창의성을 기르려면 다양한 경험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럴 때는 옆에서 엄마가 “이건 맛이 어떨까?”,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하지 않니?”라고 물어볼 것.
아이가 궁금하다고 말한다면 “그럼 실제로 맛이 있을지 없을지 엄마랑 같이 한번 먹어볼까?”라고 물어보자. “자, 우리 한번 같이 볼까?”, “이게 뭐지? 뭔지 궁금하지 않니?” 등의 질문은 단지 아이가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뿐 아니라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본디 호기심이 강하지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꽁꽁 감춰두었던 아이를 똘똘한 탐정가로 만들 수 있는 마법의 질문이기도 하다.
7. 이런 방법은 어떨까?
아이가 어떤 문제에 대해 SOS를 보낼 때 대부분 부모는 정답을 바로 준다. 그런데 아이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시하는 것보다 무엇을 하는 게 좋겠느냐고 묻는 게 효과적이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이런 방법은 어떨까?”라고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대안을 주는 것. 가령 아이가 판 퍼즐을 맞추지 못해서 투정을 부리는 상황이라면 여러 개 퍼즐 조각 중 서너 개를 골라 아이에게 주고 다시 한 번 맞춰보자고 이야기하는 거다. 이 중 맞는 퍼즐이 있을 테고 이렇게 하면 아이는 자신감도 떨어지지 않으면서 문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8. 어떻게 이런 생각은 한 거니?
까다로운 성향의 아이는 먹는 것, 입는 것, 노는 것까지 호불호가 명확하기 때문에 “이거 싫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런 아이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성을 인정해주는 거다.
부모가 자신의 생각을 공감하고 인정해줄 때 큰 기쁨을 느끼므로 엄마가 보기에 아이가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했더라도 일단 인정해주는 게 중요하다. “이런 생각은 어떻게 했니? 정말 멋진 아이디어구나”, “이런 생각은 너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자.
자신에게 맞는 걸 찾았을 때 무섭게 몰입하고 거기서 큰 성취를 이루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도 그것을 인정해주면 더 창의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다.
9. 구름은 어떤 맛일까?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고 싶다면 비유 놀이가 제격. 그 어떤 것도 비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생각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령 아이와 함께 구름에 대해 이야기하며 “구름을 보면 어떤 동물이 생각나니?”라고 묻는 것.
아이는 구름이 하얀 토끼, 혹은 호랑이와 비슷하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다음 “하얀 토끼 모양 구름은 어떤 맛일까?” 등 확장된 질문을 건네보자. 특정한 사물이나 형태에 색깔, 냄새, 촉감 등을 떠올리도록 하는 공감각 훈련은 상상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바람은 어떤 맛일까?”, “겨울은 어떤 모양일까?”, “사랑에서는 무슨 소리가 날까?” 등의 질문도 좋다.
10. 눈을 감고 상상해볼까?
알고 있는 사물을 머릿속으로 시각화하는 질문을 해보자.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사자를 상상해볼까?”, “머릿속으로 엄마 얼굴을 한번 그려볼래? 눈, 코, 입과 얼굴 모양을 그려보고 엄마가 웃는 모습을 상상해봐”라고 말하는 거다.
또 단어나 문장을 외울 때 연습장에 쓰거나 소리 내서 읽는 대신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떠올리거나 그림을 그려서 연상시키게 하는 것도 방법. 음악을 들으면서 아이에게 “어떤 색깔이 떠오르니?” 등의 질문도 좋다.
11. 만약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질문이다. 책을 읽었다면 책에 없는 내용을 물어보거나 책과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도록 묻는 것. 흥부놀부 책을 읽었다고 치자.
“제비는 그 박씨를 어디서 가져왔을까?”, “박씨에서 나온 도깨비는 어디서 누구랑 살고 있을까?”, “만약에 놀부가 흥부를 집에서 내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물어보는 식. 책에 나와 있지 않은 내용이라 상상이나 추론을 해서 대답해야 하는데, 책과는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게다가 상상 질문의 대답에는 정답이 없다. 그저 아이의 상상에 귀 기울이면서 재밌게 들어주면 된다. 이때 아이의 상상에 부모가 같이 참여해서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면 즐거운 상상 놀이로 확장할 수 있다.
12.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책을 읽을 때 책장을 넘기지 말고 아이에게 다음에 이어질 스토리를 물어보자. 동화책을 어느 정도 읽다가 “신데렐라에게 호박마차가 왔네. 그다음에는 어떻게 될까?”라고 묻는 것.
아이는 기존 줄거리를 바탕으로 앞으로 벌어질 일을 상상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종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아이가 다음 이야기를 제대로 맞히는지 여부는 하나도 중요치 않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고 줄거리와 완전히 다르게 말하더라도 “네 이야기가 훨씬 더 재미있어!”라고 칭찬하고 격려해주자.
13. 네가 어른이 되어 ○○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니?
앞으로 있을 미래에 대한 상상은 아이의 창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집을 예로 들어보자. 아이에게 커서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물어보고 “동네 친구들이 모두 알아볼 수 있도록 아주 특별한 집을 지어보자. 어떻게 지었으면 좋겠니?”라는 질문을 던져 아이가 좀 더 독창적인 집을 지어보도록 유도하는 것.
만약 아이가 어디선가 본 듯한 집을 떠올린다면 “엄마는 하늘에 가까운 집을 짓고 싶어. 나무 위에 집을 지으면 밑을 내려다 볼 수 있어 정말 좋을 것 같아”라는 말로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자. 그러면 아이 또한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14. 외계인은 어떻게 생겼을까?
존재하지 않는 동물이나 우주인, 귀신은 아이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이나 동물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외계인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질문에 “오징어처럼 생겼어요”라고 아이가 답한다면 ‘○○이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라고 묻고 그 이유를 들어보자.
스케치북에 외계인의 모양을 함께 그려본 뒤 “우주에는 공기가 없다는데 어떻게 숨을 쉬는 걸까?” 같은 확장된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면 더 효과적이다.
15. 동그라미는 어떤 동물을 닮았니?
점, 선, 면 등을 사물과 대입해 연상해보자. 이러한 연상훈련은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종이에 세모, 동그라미, 네모 등 다양한 모양을 그린 다음 아이에게 어떤 동물을 닮았는지 물어볼 것.
세모는 여우, 동그라미는 하마 등 형태와 비슷한 대답이 나올 수 있다. 그다음엔 세모를 거꾸로 세우거나 돌려놓고 비슷한 동물의 모습을 이야기해보자.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새의 부리, 상어의 지느러미, 원숭이의 엉덩이 등 어른들은 상상하지 못한 기발한 답이 나올 것이다. 아이가 곧바로 대답하지 못한다면 동물 사진을 보여준 뒤 그중에서 찾아보게 하거나 흰 도화지에 모양을 그리고 동물을 직접 그려보게 하는 것도 좋다.
16. ○○이는 어떻게 생겼니?
사물이나 사람, 동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면 표현력은 물론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좋아하는 친구나 유치원 선생님, 강아지 등의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물어보자.
“눈이 반짝반짝 빛나요” 등 특징적인 한 부분만 이야기하거나 “바비 인형처럼 예뻐”같이 전체적인 윤곽에 대한 묘사가 세밀하지 않다면 부모가 순서를 잡아가며 하나하나 자세히 질문하는 게 좋다. 가령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구나. 눈 모양은 어떻게 생겼어?”라고 세부적으로 물어보는 식이다.
17. 아까 본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뭐니?
유독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아이들은 사물을 얼렁뚱땅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뭔가에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컨대 차를 타고 나들이를 갈 때 “차 타고 가면서 봤던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뭐니?”라고 물어볼 것. 책을 읽고 나서도 ‘이 책을 읽고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지’, ‘이 책에는 어떤 주인공이 나와 어떤 사건을 경험했는지’ 구체적으로 묻는 게 좋다. 이러한 질문은 집중력을 기르고 사고력을 발달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18. 뭘 만들면 좋을까?
상상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놀이 재료 중 하나가 찰흙이다. 아이에게 뭘 만들라고 지시하는 게 아니라 ‘뭘 만들고 싶은지’ 물어보자.
만약 평소에 찰흙놀이를 자주 했던 아이라면 전에 만들어본 것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 이럴 경우에는 한 번 만들어본 것을 조금씩 변형해 만들어보도록 유도하자.
가령 강아지를 만들고 싶다고 얘기한다면 “저번에 만들어봤던 강아지가 마음에 들었나 보구나. 그럼 이번에는 강아지보다 더 재밌는 걸 한번 만들어볼까? 어떤 게 좋을까?”라고 물어보는 식이다.
19. 빗소리를 듣고 그 느낌을 그려볼까?
청각으로 받아들인 것을 시각화하여 그림으로 그려보는 활동은 유창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 아이와 함께 빗소리를 들으며 “빗소리는 어떤 느낌이야? 우리 같이 빗소리를 그림으로 그려볼까?”라고 물어보자.
방귀 소리, 자동차 소리, 천둥소리 등 아이가 평소에 자주 들었던 소리나 음악을 듣고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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