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 서먼과 이혼한 뒤 과거 유모였던 라이언 쇼휴즈와 결혼한 에단 호크.
아역 배우 출신이며 <죽은 시인의 사회>(1989)로 각광을 받은 에단 호크는 <청춘 스케치>(1994)와 <비포 선라이즈>(1995)로 청춘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이때 만난 <가타카>(1996)는 그에게 큰 도전이었고, 이때 공연한 우마 서먼과 불 같은 사랑에 빠졌다. 줄리아 로버츠와 잠시 연인이긴 했지만 에단 호크에게 우마 서먼은 첫사랑 같은 존재였다. 서먼에게도 호크는 절실했다. 1992년 게리 올드먼과 이혼한 뒤 존 쿠잭, 로버트 드 니로, 믹 재거, 리처드 기어 같은 중년 배우들과 소문이 돌긴 했지만 관계는 오래 가지 못 했다. 이때 만난 동갑내기(1970년생) 에단 호크는 서먼의 마음을 뒤흔들었고, 급기야 두 번째 결혼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이 시기, 부부 사이는 조금씩 위기로 치닫고 있었다. <킬 빌>(2003) 현장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우마 서먼 사이에 심상치 않은 로맨스 기류가 흐른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엄밀히 본다면, 에단 호크 쪽에 좀 더 이유가 있었다. 2003년 캐나다에서 <테이킹 라이브즈>(2004)를 촬영할 때, 모델인 제니퍼 퍼조와 몬트리올에서 키스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부부는 별거에 들어갔고, 호크는 집을 나와 첼시 호텔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제니퍼 퍼조와 에단 호크의 관계에 관심을 가졌지만 그들의 관계는 짧게 끝났고, 에단 호크는 “아내와의 별거는 제니퍼와의 관계와는 무관하다. 서먼과의 관계가 그렇게 단순한 이유로 갈라설 정도는 아니”라고 명확히 밝혔다. 좀 더 복잡한 이유 때문에 헤어졌다는 이야기였다.
에단 호크와 우마 서먼이 함께 출연한 영화 ‘가타카’ 스틸 컷.
2004년에 이혼한 뒤,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뗀 사람은 우마 서먼이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그녀는 “우리의 결혼은 실패였다”며 담담히 이야기했다. 당시 그는 호텔리어인 안드레 발라즈와 사귀고 있었다. 한편 호크는 어느 인터뷰에서 “일부일처제는 지옥”이라고 말했고, 서먼도 인터뷰 지면을 통해 “부정을 저지르는 남자와 살 바엔, 화장실 물을 안 내리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게 낫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그런데 2007년, 길에서 어떤 여성과 장난을 치는 에단 호크의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걸려들었다. 이후 연예 매체들이 달려들었고, 그 여성이 과거 유모였던 라이언 쇼휴즈라는 걸 밝혀냈으며, 사람들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은밀한 일이 있었을 거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에단 호크는 강하게 부정했다. 호크는 서먼과 헤어진 후 1년 반쯤 되었을 때 공원에서 우연히 라이언을 만났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홈리스들의 주거지를 위한 일을 하고 있었다.
에단은 3~4년 만에 만난 쇼휴즈를 “그녀는 여전히 감성적인 여성이었다. 허튼 소리 따위는 전혀 하지 않을, 지적인 여성이기도 했다”며 좋은 느낌을 가졌다. 그들은 쉽게 친구가 되었고 곧 연인이 되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어린 시절 뉴욕의 같은 지역에서 성장했고 성장 과정에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혼 후 다신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결심했던 에단 호크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자신처럼 즉흥적이고 예술적인 일을 추구하는 사람에겐, 라이언처럼 안정적이며 가정을 잘 돌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에단 호크와 라이언 쇼휴즈 부부.
에단 호크와 라이언 쇼휴즈는 2008년에 첫 딸 클레멘타인을 낳았고 그해 결혼했으며 2011년엔 둘째 딸 인디애너의 부모가 되었다. “라이언은 매우 훌륭한 어머니이며, 마야와 레본에게도 좋은 새엄마”라고 말하는 에단 호크는 어느 인터뷰에서 “무비스타가 되고 싶은 여성과 함께 살긴 힘들었다”며 우마 서먼과의 관계를 언급하기도.
그러면서 부부 관계나 남녀 관계에 대한 대중의 좀 더 자유로운 관점을 촉구하기도 했다. “성적 정절이 부부가 맺는 관계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순 없다. 사람들은 일부일처제나 정절에 대해 매우 유치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 20대에 일찍 결혼해 부모가 된 것에 대해선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는 에단 호크. 그는 위험하더라도 감정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던 삶이었다며, 현재의 아내와 가족에 대해 수시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