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관내 국도 대체 우회도로 건설공사 1공구 현장이 공사 중에 발생한 폐기물을 도로변에 장기간 방치해 물의를 빚고 있다.
부산국토관리청에 따르면 해당 도로는 남해안권 관광개발로 인해 늘어나는 교통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건설된다. 총 700여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시공사는 풍림산업(주)다.
이 현장은 당초 2007년 5월에 착공해 지난 3월에 준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기지연으로 인해 올해 10월경으로 개통이 미뤄졌다. 세부적인 사업수행 항목은 도로확장 3.83km, 교량건설 400m, 터널건설 960m 등이며, 현재 공정율은 90% 이상이다.
해당 공사구간은 관광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관리감독이 반드시 필요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지난 2월말부터 기존 국도에서 수거한 폐아스콘·폐콘크리트·일반폐기물 등을 도로에서 불과 10여 미터 떨어진 옛 국도변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특히 폐기물 관리법에 의한 보관방법과는 다르게 건설폐기물과 일반쓰레기를 혼합한 상태로 섞어놓고 있다.
문제는 폐기물 방치로 인한 도시미관 훼손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진막을 씌우지 않아 바람에 비산먼지가 대기 중으로 흩날리고 있으며 구멍이 뚫린 그늘막으로만 덮여 있어 빗물에 의한 침출수가 토지를 계속 오염시키고 있다.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겠다고 나서고 있는 모습이지만 이러한 상태로 수개월째 방치가 돼온 탓에 그동안 얼마나 환경을 훼손시켰는지 파악조차 할 수가 없는 상태다.
공사장 인근에 위치한 대명리조트의 한 관계자는 “조선산업 불황으로 지역경기가 힘들다. 관광사업이라도 번창해야 지역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거제관광의 요충지인 대명리조트 진입도로에 폐기물을 방치하고 있는 것을 본 관광객들이 이구동성으로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월초 황금연휴를 이용해 부산에서 가족들과 거제를 찾은 관광객 A 씨(60)는 “국도공사도 중요하지만 발주처나 시공사에서 폐기물로 거제관광의 1번지인 일운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며 “시공사 측에서 즉시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현장은 관할 자치단체에 폐기물 야적과 관련한 어떠한 행정적 절차도 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거제시에 폐기물 야적과 관련한 제반사항에 대해 물었다.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도로변에 임시야적 허가를 내준 적이 없다”며 “시공사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거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발주처와 시공사는 공사구간 내에 폐기물을 보관하는 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우선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를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뜻도 함께 내비쳤다.
풍림산업(주) 관계자는 “공사구간 내에는 보관해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한 뒤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폐기물에 대한 업체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보관상태가 불량한 것은 거제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서라도 즉시 천막을 이용해 보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폐기물이 야적된 곳이 공사구역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현재 임시 야적하고 있는 해당 폐기물에 대해 처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이달 안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용성·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