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군 옥정호 상생발전협의회(위원장 김중연)가 9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요신문] 전북 임실군과 정읍시가 옥정호 개발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임실군은 수상레포츠단지 추진 등 옥정호 개발을 활성화하고 있지만 정읍시는 사전 협약을 무시한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개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1년 전 옥정호 수역 상생협력을 다짐했던 모습과는 정반대로 옥신각신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임실군은 올해부터 2019년까지 국·지방비 64억 원을 투입해 운암면 일원에 친환경 수상레저센터와 전망데크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옥정호 일대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과도하게 지정돼 임실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제약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규제가 해제된 데 따랐다. 1999년 8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 16년 만이다.
그러나 옥정호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정읍시는 상수원 오염이 우려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일 전북도의회 장학수 의원(정읍1)은 “옥정호가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해제되자마자 임실군은 정읍시와 아무런 협의 없이 정읍시민의 식수원에 보트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실군과 주민들은 “이는 임실의 자치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발끈했다. 임실군 옥정호 상생발전협의회(위원장 김중연)는 9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읍시 상수원 수질오염은 임실의 옥정호 개발과 무관하며 오히려 정읍시 관내(도원천) 수질관리 문제를 임실군에 전가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옥정호에서 정읍시로 공급하는 식수원의 수질은 1급수이나 오히려 정읍시 도원천을 지나면서 인근 축사에서 배출되는 분뇨로 오염돼 2급수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협의회는 “수상레포츠단지는 국비를 통해 전북도민이 이용하는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려는 것이다”며 “임실군과 정읍시의 상생 화합을 위해 낡은 지역 이기주의를 버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임실지역 시민단체도 지난달 27일 장학수 도의원이 발의한 ‘전북도 옥정호 수역 시·군 상생협력에 관한 조례안’을 “임실군의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조례안”이라며 발의안 폐기를 주장했다.
옥정호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해 준 전북도는 양 시군의 틈바구니에서 ‘원만한 해결’만을 바라는 모양새다. 전북도는 지난해 8월 ‘정읍시, 임실·순창군 등 옥정호 주변 3개 시군은 옥정호를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수질을 개선하고 개발할 때는 시·군간 유기적인 협의를 통해 수질을 보전한다’는 조건으로 상생협력을 선언한 뒤 임실 관내 상수원 보호구역을 해제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난해 시·군 상생협력 차원에서 옥정호 상수원 보호구역을 해제한 만큼 양 시·군이 불편하지 않도록 중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