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인기에 힘입어 지난 11일 상장한 해태제과식품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해태제과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두 가지다. 허니버터칩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성장스토리, 그리고 기업공개 성공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다. 해태제과는 2015년 하반기부터 180억 원을 투자해 일본 가루비와 문막공장 증설에 들어갔다. 5월 증설이 완료되면서 허니버터칩 등 감자칩 생산량은 기존 대비 2배로 늘어나게 됐다.
관건은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계속될지다. 지난해 1분기 허니버터칩은 생산량의 96%가 소진됐다. 2분기에는 99.6%, 3분기에는 101.5%가 팔렸다. 그런데 지난해 4분기 소진율이 97.7%로 떨어졌다.
증설을 한 만큼 생산이 늘어야 고정비 회수가 용이한데 판매가 크게 늘지 않는다면 부담일 수밖에 없다. 회사 측도 “허니버터칩의 수요가 기대보다 일찍 급격히 감소하면 해당 금액은 수익성 증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감가상각비 및 기타 관리비용을 증가시켜 당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해태제과의 부채비율(연결기준)은 2015년 말 기준 323%다. 동종업계인 롯데제과 60.1%, 오리온 96.5%, 빙그레 19.3%, 롯데푸드 44.3%보다 훨씬 높다. 차입금 규모는 무려 3362억 원에 달한다. 유동자산 1831억 원의 1.8배가 넘는다. 연간 100억 원대 초반의 순이익 수준으로 볼 때 분명 과중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이번 기업공개에서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880억 원으로 빚을 줄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부채비율은 200% 초반으로 뚝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종업계 대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30억 원이던 이자비용이 100억 원 아래로 떨어지겠지만, 500억 원 남짓한 영업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이다. 증설공장을 바탕으로 매출 성장과 이익 규모 확대가 이어지는 게 향후 주가흐름의 관건인 셈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물량 성장이 정체된 내수 제과 시장에서 허니버터칩의 출시는 신선했지만 이를 기준으로 프리미엄을 추가로 부여하기는 부담스럽다”면서 “적정 시가총액은 5300억~5600억 원 정도다”라고 분석했다. 해태제과의 지난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138억 원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