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의 시작은 연예계다. 바로 여자 연예인 A가 그 중심이다. 그가 은밀히 성매매에 나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기 시작한 것. 관련 루머가 시작된 시점은 정확히 특정할 수 없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예계에서 그런 루머가 자주 언급되곤 했다. 그렇다고 대단한 내용은 아니었다. 워낙 연예계에서 성매매 연루 루머가 흔한 데다 A가 그리 톱스타급 연예인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A는 섹시한 이미지가 강조된 연예인인데 이런 섹시 스타들의 경우 사실 여부와 관련 없이 자연스레 그런 소문이 나돌곤 한다. 따라서 그냥 그런 연예계 루머 가운데 하나 정도로 치부됐을 뿐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바로 올해 초다. 한 연예기획사 임원의 설명이다.
여성 실루엣.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함.
최근 들어 검찰의 연예인 성매매 수사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유명 여가수 등이 연루된 연예인 해외 원정 불법 성매매 사건을 검찰이 수사했다. 성매매 알선 브로커들이 구속되고 약식 기소된 성매매 혐의 여자 연예인 가운데 한 명인 여가수가 정식 재판을 청구하면서 관련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검찰의 연예인 성매매 사건 수사가 이뤄진다면 그 후폭풍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2013년 사건과 올해 사건은 모두 브로커 강 씨가 연루된 사건이다. 다시 말해 올해 사건은 2013년 사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연예계 전반이 아닌 강 씨 개인에게 시선이 집중돼 그 파장도 국한됐었지만 전혀 다른 브로커가 연루된 연예인 성매매 사건이 불거진다면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다음은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관계자의 설명이다.
“총선이 끝난 뒤 검찰의 대대적인 사정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여소야대의 총선 결과로 인해 예정된 검찰 사정 수사는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사정 수사에 대해 관망세가 시작된 상황에서 검찰은 법조 브로커 사건과 옥시 사건 등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법조 브로커 사건의 경우 검찰 역시 아픈 수사일 수밖에 없다. 어차피 한동안 사정 수사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에서 검찰이 다른 수사에 주력할 수밖에 없고 연예인 성매매 수사는 매우 좋은 사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워낙 혐의 입증이 어려운 데다 성현아의 사례처럼 검찰 수사를 두고 뒷말만 무성해질 수도 있는 사안이라 탄탄한 내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찰 주변에서도 연예인 성매매 수사 관련 얘기가 하나둘 삐져나오고 있다. 여기서도 앞서 언급된 여자 연예인 A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긴 하다. 그렇지만 더욱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역시 이번에도 신인 또는 무명 연예인들이다. 항간에선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는 연예인이 아닌 모델계가 타깃이라는 얘기도 있다. 특히 레이싱 모델들이 주요 수사 타깃이라는 얘기가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의 설명이다.
“아무래도 이쪽 일을 하려면 검찰 등 법조계와의 인맥 관리도 중요하다. 그래서 알고 지내는 분들이 몇몇 있는데 그 쪽을 통해 검찰이 몇몇 레이싱 모델의 성매매 의혹을 수사 중이라는 얘길 건네 들었다. 정확히 말해 연예인이 연루된 연예계 성매매 사건은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유명 레이싱 걸이 몇몇 연루된 성매매 사건이 불거지면 연예계까지 그 여파가 미칠 수밖에 없다. ‘저들이 저러하니 연예인들도 그럴 것’이라는 편견어린 시선이 연예계로 확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직은 내사 단계라고 알려져 있을 뿐이라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