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정치연구소 ‘새한국의 비전’ 창립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정 의장은 국가를 대개조해야 한다는 의미를 정치연구소 명칭에 꼭 담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래서 남북통일과 동서화합의 의미를 담아 ‘동서와 남북’이라는 명칭이 거론됐지만 일부 반대가 있었고, ‘신한국’이라는 표현도 등장했지만 과거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떠오른다는 지적이 있어 명칭이 수차례 바뀌었다는 전언이다.
정 의장은 최근 여러 특강을 통해 “정치판을 새로 짜야 한다. 공천권 구태가 자행되는 소선거구제의 폐단을 중대선거구제 도입으로 막고 다당제가 실현돼 사회 각계 각층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밝혀 왔다. 결국 ‘새한국의 비전’은 국민의당처럼 대안정당으로 가기 위한 모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한국의 비전’ 이사장은 정 의장이 맡고 초대 원장은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역임키로 했다. 박흥신 국회 대변인도 함께한다. 보수 우파와 진보 좌파의 이슈를 가리지 않고 공부하고 정책 과제를 수행할 이 정치연구소가 사실상 정 의장이 대권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브레인 역할을 할 것이란 게 주변부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친박계 중진 의원은 “정 의장을 우리가 저렇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 국민의당이 더민주의 표를 잠식했듯 정 의장도 새누리당의 얼마를 가져갈지 알 수가 없다”며 “이런저런 얘기를 곧 친박계가 모여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이 계파와 관계없이 전직 국회의원들의 이삭줍기에 적극적이어서 정권재창출을 염원하는 친박계가 마뜩찮게 여기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새한국의 비전엔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이 고문으로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무총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통일, 교육, 노동, 경제, 복지 등 5가지 영역에 필요한 장기적 정책을 연구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도 회원 영입에 아주 적극적이다. 5월 1일 자신의 의장 공관에 20대 총선 당선자와 낙선자 일부를 초청해 저녁을 함께하며 ‘새한국의 비전’에서 함께하자는 뜻을 피력했다는 전언이다. 이 자리에서는 유승민·주호영 등 무소속 당선자와 임태희·김희정·조해진 등 낙선·낙천자들이 참석했다.
정 의장은 ‘따뜻한 보수’의 기치를 올린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무소속 당선자)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자리에서도 “왜 내 문자에 답도 안 하고 전화도 안 받냐”며 농을 던졌다고 전해진다. 유 의원 외에도 여러 정치 인사들이 정 의장으로부터 직접 만남을 제안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정의화의 꿈이 어디에까지 이를 수 있을까 주목된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