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격투 시비를 일으킨 호세 | ||
삼성이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호세가 홈런을 때리자 관중석에서 오물이 날아들었다. 그중 오물 하나가 호세의 중요 부위를 강타했고, 이에 흥분한 호세는 방망이가 든 가방을 짊어진 채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결국 호세는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투척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무후무한 이 사건에 대해 제재금 300만 원, 출장정지 10경기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2000년 6월 25일 대구에서 또 한 번의 사건이 터졌다. 한화와 경기를 가진 삼성의 김용희 감독과 계형철, 이순철 코치가 동시에 퇴장을 당하는 불상사가 일어난 것. 계 코치와 이 코치는 심판의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안면을 가격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김 감독은 주심의 멱살을 잡고 심한 욕설을 하는 등 경기장은 일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계 코치는 300만 원의 제재금과 18경기 출장정지, 김 감독과 이 코치는 각각 200만 원의 제재금과 6경기, 1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2004년은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해로 기록됐다. KBO의 솜방망이 징계가 폐단을 드러낸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4월 13일 LG와 삼성의 대구 경기. LG 투수 서승화가 상대 타자의 헬멧을 맞춰 퇴장을 당했다. 단순 퇴장으로 추가 징계를 받지 않은 서승화는 한 달 후인 5월 14일 삼성과의 잠실 홈경기에서 주심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다시 상대 타자 이승엽의 머리를 향해 빈볼을 던졌다. 선수 도덕성의 문제까지 거론된 서승화는 제재금 200만 원과 출장정지 10경기의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서승화는 출장정지가 풀린 직후인 6월 2일 두산전에 나서 상대 선수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비신사적 행위로 다시 퇴장당하며 200만 원과 3경기 출전정지를 추가로 당해야 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롯데 정수근이 신문 사회면을 장식했다. 부산 해운대에서 시민과 폭행시비에 연루된 것. 폭행뿐만 아니라 각종 물의를 일으킨 정수근은 제재금 500만 원과 무기한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KBO는 한 달을 채우기도 전인 8월 27일 정수근의 출장정지 처분을 해제했다. 정수근이 결장한 경기는 총 20경기에 불과했다.
정수근이 출장정지 처분을 받고 있던 그해 8월 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삼성의 경기에서는 사상 초유의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SK 용병 틸슨 브리또가 상대팀 더그아웃으로 배트를 들고 난입한 것. SK 이호준도 상대팀 선수들을 배트로 위협했다. 브리또에게 내려진 징계는 제재금 500만 원과 출장정지 20경기. 배트를 들었던 이호준은 200만 원, 그리고 몸싸움에 가담한 카브레라(SK)와 배영수 박정환(이상 삼성) 등은 제재금 100만 원을 부과받았다.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SK 구단에는 500만 원의 제재금이 부과됐다.
허재원 한국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