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한국프로기사회 탈퇴의사를 밝혔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이세돌 9단은 형 이상훈 9단과 함께 지난 17일 KB국민은행 바둑리그 개막식에서 양건 프로기사회장에게 탈퇴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탈퇴 이유로 기사회 설립 목적에 반하는 강제 조항이 들어있고 기사회의 적립금 징수가 부당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세돌 9단이 지적한 강제 조항은 ‘기사회에 속하지 않은 기사는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기전에 일절 참가할 수 없다’는 항목이다.
이상훈 9단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친목 단체로 시작한 프로기사회가 초기 설립 목적에서 벗어나 프로기사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단체가 됐다”며 “프로기사회를 탈퇴하면 한국기원이 주관하는 기전에 참가할 수 없는 등 강제 규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적립금도 문제로 꼽았다. 기사들은 통상적으로 수입의 3~5%를 프로기사회에 적립금으로 내는데, 퇴직 시 위로금 상한선이 4000만 원으로 묶여 있어 고소득 기사들에게는 불만으로 제기돼 왔다. 이세돌 9단은 자신의 저서 <판을 엎어라>에서도 “정작 기사회가 성적 상위자에게 해주는 일은 없다”며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프로기사회는 한국기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둑기사 300여 명이 소속된 친목 모임이다. 한국바둑 대표 기관은 한국기원이지만 그동안 프로기사회가 한국기원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기사회는 19일 오전 대의원 회의를 열고 관련 안건을 논의할 방침이다.
김상훈 인턴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