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이런 큰 줄기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부분은 양측의 주장이 서로 상반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상무와 A 씨의 관계다. 유상무는 A 씨를 여자친구라고 밝혔지만 A 씨는 몇 차례 만난 사이지만 여자친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개그맨 유상무가 SNS를 통해 알게 된 여성을 성폭행한 의혹에 휩싸였다. 유상무 측은 연인 사이라고 주장하지만 신고 여성 측은 여자친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요신문DB
반면 유상무 측은 A 씨가 여자친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유상무의 소속사 관계자는 유상무와 A 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과연 유상무와 A 씨가 어떤 관계였는지는 이번 사건에서 주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성관계 자체가 아닌 성관계 시도가 핵심이다. 그런데 연인 사이의 성관계 시도와 연인이 아닌 남녀 사이의 성관계 시도는 상당히 다른 개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상무의 진짜 여자친구라는 여성이 한 매체와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모텔에 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경찰이 CCTV를 통해 확인한 모텔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다. 유상무가 강제로 끌고 들어가거나 하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은 것. 사건보고서에 따르면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상무가 술을 마셔 피곤하다며 잠들 때까지만 옆에 있어 달라고 말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아직 A 씨 측의 주장일 뿐이다.
그렇게 들어간 모텔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으며 A 씨는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다. 18일 새벽 3시 무렵이다. 강남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해당 모텔에 도착했을 때 이미 A 씨는 모텔 밖에 나와 있었으며 경찰이 도착한 뒤 유상무도 모텔에서 빠져 나왔다고 한다. 만취 여부는 확인되지 않지만 둘 다 어느 정도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보고서에 의하면 A 씨가 유상무를 신고하게 된 까닭은 모텔에 들어간 뒤 유상무가 옷을 벗고 성관계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A 씨는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도망쳐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한다. A 씨는 경찰 신고 5시간여 뒤인 18일 오전 8시 무렵 신고를 취소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A 씨가 경찰병원에서 관련 검사를 받게 조치했으며 국선변호사도 선임되도록 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신고 취소 여부를 떠나 성폭행 사건 피해자에겐 기본적으로 경찰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국선변호사가 선임되도록 해준다”고 밝혔다.
18일 오전 그 사실이 알려지자 유상무는 소속사를 통해 “A 씨는 여자친구로 술에 만취해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그렇게 해프닝으로 끝날 뻔했던 사안이 18일 저녁 무렵 A 씨가 신고 취소를 번복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성범죄 관련 친고죄 조항이 폐지돼 어차피 A 씨의 신고 취소와는 무관하게 경찰 수사는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A 씨가 신고를 취소한 것은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유상무 측의 주장에 상당한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다.
모텔 안에서 유상무와 A 씨가 성관계를 갖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A 씨가 신고를 취소할 경우 경찰 역시 그날의 상황을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신고 취소를 번복한 A 씨는 유상무가 성관계를 시도했으며 자신은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모텔 밖으로 도망쳤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주장대로라면 성관계 여부와는 무관하게 성폭행이 인정된다.
이번 사건은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조항이 폐지된 이후 처음으로 불거진 유명 연예인 연루 사건이다. 과거 연예인 연루 성범죄는 대부분 수사 도중에 피해 여성 측의 고소 취하로 마무리됐다. 친고죄 조항으로 인해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면 사건이 종결됐기 때문이다.
친고죄 조항 폐지로 인해 이제 유상무는 중간에 사건이 종결되는 일 없이 사법부의 판결까지 나와야 사건이 마무리된다. 경찰관계자들은 피해여성이 신고 취소를 번복한 것 역시 친고죄 폐지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한다. 신고를 취소할지라도 수사는 진행될 수밖에 없는 터라 A 씨 역시 무고죄로 피소되는 상황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범죄 친고죄 조항 폐지 이후 첫 번째 스타 연루 연예계 성범죄 사건, 그 끝장 승부가 이제 막 시작됐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