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일명 ‘신해철법’을 통과시켰다 캡처 = SBS뉴스
신해철법은 지난 2014년 10월 가수 신해철이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의료사고에 대한 관심이 증폭돼, 의료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의됐다.
법안의 핵심은 의료사고 발생 시 피해자의 입장에서 의료사고 분쟁 조정 절차를 더 쉽게 진행토록 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사고피해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신청하면 의료인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분쟁조정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조정 신청 남발을 방지하기 위해 ‘사망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상해’로 대상을 제한했다.
법안 통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는 분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의사들이 소극진료 및 방어진료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결국은 환자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 말한다.
자신을 외상외과 전문의라 밝힌 한 네티즌은 “중환을 맞이하는 의사들이 초진 후 상급기관으로 환자들을 넘기는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며 “법안이 시행되면 중증이 의심되거나 중증환자들은 대학병원 또는 상급종합병원에 보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병원 응급실 과밀화 현상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거나 이동 중에 사망하는 환자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중상해의 범위가 대폭 축소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폐기되지 않고 통과된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신속, 공정하게 감정하고 조정함으로써 조정절차에 참여를 원치 않던 의료인과 의료사고 피해자들도 조정결과에 만족할 수 있도록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법안 도입을 위한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여다정 인턴기자 yrosad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