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이 적발된 폭스바겐 티구안(왼쪽)과 골프 모델. 출처=폭스바겐코리아
<비즈한국>이 입수한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발송 1월 27일자 세 번째 공문 요지는 아우디폭스바겐이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건강을 위해 서울과 6개 광역시에 ‘아우디폭스바겐 호흡기 질환 전문 병동’을 신축하는 안이다. 병원 운영비를 위한 재원으로 국내에서 차량 판매금액의 2%를 기금으로 조성하라는 것. 공문 발송 전 서민민생대책위는 환경부와 충분한 의견교환을 거치고 환경부로부터 아우디폭스바겐 담당 임원들의 연락처를 받아 보냈다고 한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 사무총장은 <비즈한국>에 “이 제안은 한-독 양국 우호 증진, 이미지 쇄신 등 아우디폭스바겐에 이익이 수반될 내용이다. 병원 건립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3000억 원 규모로 추산해 제안했다”며 “하지만 앞서 유사한 내용의 두 차례 공문과 마찬가지로 아우디폭스바겐은 일언반구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서민민생대책위는 2015년 11월부터 아우디폭스바겐을 사기, 대기환경보전법위반, 명예훼손으로, 올해 1월 7일에는 환경부에 부실 리콜 계획 제출 문제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 다섯 차례 형사고발한 상황이다. 또한 국민 1인당 30만 원(15조 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환경부는 폭스바겐 사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여론에 올 1월 15일 서민민생대책위에 협조를 요청했다. 국익과 국민 건강을 위해 민관 구분 없이 협력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서민민생대책위로부터 모든 관련 자료를 확보한 환경부는 일절 상의 없이 부실 리콜 계획서 제출 혐의로 아우디폭스바겐 사장을 19일 검찰에 형사고발했다. 이에 서민민생대책위가 항의하자 환경부는 22일 적극 협조하자는 취지 공문을 보냈고 담당과장이 25일 직접 서민민생대책위 사무실을 찾아 사과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한국 정부와 달리 미국 정부는 폭스바겐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올해 1월 폭스바겐에 최대 900억 달러(약 106조 원)에 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4월 법무부와 60만 대 가운데 50만 대를 사들이거나 금전 보상 방안도 합의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우디폭스바겐 관계자는 <비즈한국>에 “미국 법원에서 수차례 함구령을 내리고 있다. 최근 외신들을 통해 나오는 보도들은 추측성 보도”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