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국가대표 감독으로 내정된 LPGA 투어프로 박세리 선수의 부친 박준철 씨(65)가 불법 도박·폭행 의혹에 휘말렸다.
우 씨의 동행인 권 아무개 씨와 김 아무개 씨도 한통속이라는 이유로 함께 폭행을 당했고, 우 씨는 전치 4주, 김 씨는 전치 3주의 상해 진단을 받았다. 또 우 씨는 판돈 150만 원, 김 씨는 현금 90만여 원을 갈취 당해 각각 검찰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우 씨는 <비즈한국>에 “무차별 폭행을 당해 기억이 제대로 나지는 않지만, 컴퓨터를 뺏기 위해 박준철 씨가 내 손을 붙잡은 건 어렴풋이 기억난다”며 “사기도박을 계획한 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지만 살해 위협을 느낄 정도로 감금 폭행을 당해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 씨와 김 씨는 고소장을 통해 폭행 가담자가 6~7명(박준철 씨 포함)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건을 담당한 충남공주경찰서는 수사를 벌여 임 씨를 도박장소개설 및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관계자 3인을 강도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도 ‘박 씨가 우 씨를 폭행한 것을 목격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으나, 박 씨에게 주어진 혐의는 아무 것도 없다.
우 씨는 “박 씨가 지역 유지라서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폭행가담자로 지목한 이들이 하나둘 수사대상에서 제외됐고, 박 씨는 어느 순간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주장했다. 김 씨도 “박 씨가 도박패를 돌리고, 우 씨의 팔에서 컴퓨터를 빼내기 위해 팔을 결박하는 등 폭행을 가한 걸 직접 목격했는데, 왜 박 씨가 이번 수사대상에서 빠졌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보탰다.
경찰이 지목한 사건 현장.
이에 대해 박 씨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200만 원어치 고추장을 사기 위해 그곳에 갔다가, 우연치 않게 도박장에 자리하게 됐다”며 현장에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지만 “도박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폭행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충남공주경찰서 관계자도 “본인(박 씨)은 아니라고 하더라. 고추장을 사러왔다고 진술했다”며 “도박은 입건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사기, (도박장소)개장, 폭행, 현금 갈취를 중점으로 조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 씨는 “경찰이 도박 참여자에 대해 도박죄 혐의를 수사하지 않은 점도 수상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 씨는 “도박은 절대 하지 않았다. 우 씨는 내가 박세리 아버지라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충남공주경찰서 관계자는 “승패의 조작 없이 우연히 도박이 이뤄져야만 도박죄가 성립된다”면서 “(이 사건은) 사기가 있었기 때문에 도박 참여자들은 모두 사기의 피해자가 돼 법적으로 도박죄를 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경찰 관계자는 충남공주경찰서의 설명에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고소장을 검토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도박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인데 도박 참여자에 대해 도박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