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름을 앞두고 약물을 이용한 단기다이어트가 유행하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카복시 시술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있다.
‘카복시’ 시술은 지난 2013년에는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조사받던 연예인들이 “카복시 중독이지 프로포폴 중독은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카복시 시술은 지방이 많은 부위에 이산화탄소를 주입, 가스가 지방세포를 물리적으로 자극해 지방을 배출하도록 하는 비만 치료법이다. 카복시의 경우 출혈과 붓기가 없어 당일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카복시 시술을 받은 이들은 “부작용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을 검색해 본 결과 “카복시 시술에 중독된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네티즌은 “친구가 카복시 중독인데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식은땀이나 어지럼증, 두통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비만 전문 병원에서 카복시 시술을 2달간 받았다는 한 여성은 “어느 날 시술을 받고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메스꺼움을 동반한 어지럼증을 느꼈다”며 “아프기도 하고 부작용이 걱정돼 시술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 시술을 받기위해 대기하는 환자 대부분은 비만 시술이 필요하지 않아 보였다”며 “약물이 가진 중독성은 없으나 한번 빠져들면 시술의 효과를 맹신해 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더라”고 경고했다.
대표적 비만치료제인 ‘식욕억제제’는 향정신성 약물로 주사요법보다 더욱 큰 부작용을 초래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욕억제제에 대해 “마약류로 지정되어 있으며 암페타민이라는 신경 흥분성 약물과 유사하게 남용과 강력한 습관성을 나타내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욕억제제가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작용을 해 불면증을 유발하고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입 마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4일에는 다이어트 치료를 위해 장기간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던 30대 여성이 상습절도를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다이어트 치료약을 복용하다 약을 끊었다”며 “강박 증세와 불안감을 견디기 힘들어 물건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식욕억제제의 처방기준이 모호하다는 것도 문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 가이드’에는 “식욕억제제는 식사, 운동 및 행동수정 등 체중감량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체중질량지수(BMI)가 30kg/m2 이상 또는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위험인자가 있는 BMI 27kg/m2 이상인 비만 환자에서 단기간의 보조요법으로 사용하도록 허가돼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 비만 환자가 아닌 이들도 손쉽게 처방받을 수 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4주 이내 복용”을 권고하며 “3개월은 넘으면 안된다”고 적시하고 있으나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3년에는 장기간 같은 비만클리닉에서 식욕억제제와 이뇨제 등을 처방받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2003년 9월부터 2013년 2월까지의 치료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과정을 반복한 바 있다.
이처럼 다이어트 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속출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정보 가이드’와 ‘마약류 오남용 예방포스터’를 발간하고 홍보영상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홍보활동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청소년 및 일반인, 의약전문가들이 향정신성의약품 식욕억제제를 비롯한 마약류 의약품의 위험성과 중독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다정 인턴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