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남경필 연정에 장애인은 해당 없나” vs 경기도 “농성 중단하고 협상해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4월 20일 오후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제3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수상자의 장애극복 수기발표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일요신문] 연정과 협치를 주장하며, 대권을 염두 한 정치적 행보에 나선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장애인단체의 도청점거 농성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는 농성을 중단하고 협상을 시작하자는 입장이지만, 장애인단체는 이동권 보장을 약속했던 남경필 지사의 결단을 촉구하며 대치중이어서 이로 인한 갈등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지난 8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결의대회를 가지고 새누리당 당사까지 행진하며, 남경필 지사의 이동권 확보 약속을 촉구했다. 앞서 7일 저녁 8시께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휠체어를 탄 채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장애인단체는 당초 남경필 도지사가 당선공약으로 내건 ‘장애인차별 없는 경기도를 위한 10대 요구안’ 수용을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13일부터 경기도청 예산담당관실과 복도를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10대 요구안에는 최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 장애인 탈시설 정책수립, 장애인 활동보조권리 보장, 장애인 기초소득 보장,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 장애인 주거권·이동권·교육권 보장 등이 담겨있다.
급기야 지난 24일 남경필 지사와 이들 장애인단체가 면담을 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장애인단체는 이 중 장애인소통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청 내 ‘탈시설전담부서’ 신설과 특별교통교통수단 운영비의 도비 분담률 상향(10%에서 30%), 저상버스 도입 확대 등만 우선 약속하면 농성을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기도는 장애인단체가 불법적인 시위와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요구도 들어줄 수 없다며, 농성을 먼저 중단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애인단체는 “지난해 10월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2층 저상버스 점거 이후 약속했던 저상버스 및 특별교통수단 증차 약속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농성을 중단하고 다시 협상에 나서봐야 지리부진하게 진행할 것이 뻔하다”고 반박했다. 남 지사가 먼저 결단해 달라는 주장이다.
이어 “최근 경기도가 2017년부터 각 시·군의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도입비 및 운영비 10%를 지원하는 예산 39억 원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며, “도지사가 시·군의 특별교통수단 도입과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최대한 지원하도록 규정한 ‘경기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에 관한 조례’ 19조를 위반한 것도 농성의 불씨를 던졌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특히, 이들이 남 지사의 일정에 따라 기습시위 등을 벌이자, 경기도는 남 지사의 공식 일정 을 사실상 공개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물론 남 지사도 협의를 원칙으로 장애인 이동권 확보 정책 확대에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지만, 장애인단체의 도청 점거 농성은 부담스러운 눈치다. 실제로 야권에서는 “대권주자 행보도 좋지만 장애인 인권부터 챙기는 게 우선”이라며, 남 지사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누리과정 예산 등의 교육대란에서 사회통합부지사를 제쳐두고 전면에 나서 사태를 조정했던 남 지사가 이번엔 부지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인상을 보인 점도 아쉽다는 지적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연정과 협치를 필두로 여야 정치권에게 강한 어필을 하는 만큼 장애인 인권문제가 남 지사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얀마 등 아세안지역을 방문 중인 남 지사가 귀국과 동시에 분쟁해결에 어떠한 모습으로 나설지 대권행보를 준비 중인 남 지사의 첫 관문이 될 것이란 관측 속에 장애인농성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박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방선거 당시 직접 약속했던 장애인 관련 공약 장애인이 웃을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장애인 콜택시(150대)와 저상버스(400대) 증차 민원서비스 대행 장애인심부름택시 도입 사회적기업으로 장애인 자활기업 설립, 운영 중증장애인 의료비 지원 2014년 5월 30일(금)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는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장애인의 사회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전체적으로는 연간 최소한 100대, 임기 내 최소 400대 규모다. 2014년 3월 현재 경기도 저상버스는 1,218대로 파악되고 있는데, 시군별 실태점검 후 구체적인 시군별 도입대수를 결정해 지원 방안을 결정한다. 장애인의 자활을 돕고 사회적 참여를 늘리기 위한 정책도 마련된다. 사회적기업으로 장애인의 자활기업을 설립‧육성하고 직업재활시설을 확충하며, 중증장애의 유형과 정도에 따른 공공일자리도 창출할 방안이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늘린다. 의료비 지원을 통해 중증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남 후보는 “다양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인권과 차별문제 등은 아직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장애인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경기도지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