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담배시장인 미국은 담배 판매 절차와 규제가 매우 까다롭다. 미국 내에서 담배를 판매하려면 51개 각 주(州)별로 각각 브랜드를 등록한 후 화재안전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매년 갱신해야 한다.
미국은 로컬업체까지 포함해 100개가 넘는 담배 회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할 만큼 진입장벽도 높다. 이 같은 미국시장에서 KT&G는 현재 점유율 6위를 기록하며 담배 한류를 이끌고 있다.
KT&G의 미국시장 성장을 견인한 브랜드는 ‘타임(Time)’이다. 2010년 처음 미국에서 출시된 ‘타임’은 지난해 23억 3000만 개비가 판매됐으며 현재 미국 담배 수출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타임’이 미국시장에서 자리 잡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각 주별로 까다로운 승인절차를 밟아야 하는 미국시장 특성상, 현지법인 직원들은 각 주에 흩어져 있는 관련 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판매 승인을 받아야 했다.
진출 초기 브랜드 인지도가 약하다는 이유로 담배 유통업체들이 ‘타임’ 제품 입점을 지연시켜 판매활로를 찾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KT&G 현지 직원들이 밤낮으로 유통업체들을 만나 설득해나가면서 유통 판매망을 조금씩 넓혀갔다.
미국 수출용 담배 ‘타임(TIME)’이 현지 대형마트인 ‘샘스클럽(Sam‘s Club)’에 입점돼 있는 모습.
직원들의 노력과 앞선 품질력으로 ‘타임’은 오클라호마와 텍사스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타임’은 20여 개의 담배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텍사스 주(州)에서 현재 점유율 3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 브랜드로 성장했다.
KT&G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미국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시장 개척을 위해 기존 오클라호마시티에 있던 현지법인을 댈러스로 확대 이전했으며, 향후 이곳을 거점으로 역량을 집중시켜 미국 내 판매량 증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KT&G는 대형마트인 샘스클럽 등 기존 소매 유통채널 외에 공항 면세점․마트 등 대형 유통망도 강화할 예정이다. 뉴욕, LA, 시카고, 시애틀, 라스베이거스 등 여행객이 많이 찾는 대도시 등으로 공항 면세점 입점 수를 늘려가는 한편, 미국 내 1위 유통마트인 코스트코(Costco)에도 입점을 추진 중이다. 또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보헴 시가(BOHEM CIGAR)’ 등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로 출시해 시장 확대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