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 = 페이스북 ‘정대후문 게시판’에 게재된 대자보 사진
지난 13일 고려대학교의 페이스북 페이지 ‘정대후문 게시판’에는 ‘고려대학교 카카오톡 대화방 언어성폭력 사건 피해자 대책위원회’가 작성한 대자보 사진이 게재됐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일부 남학생들이 무차별적으로 여학생들에 대한 인신공격 및 성희롱을 가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의 일부를 공개하며 언어성폭력 사건을 고발했다.
공개된 대자보에 따르면 수업을 같이 듣던 남학생 8명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1년 가량 지속적으로 음담패설을 즐겼다. 주변 여학우부터 외부인까지 무차별적으로 여성을 선정해 입에 담기 어려운 모욕과 언어성 폭력을 저질렀다.
이들은 “여대 축제가자, 다 따먹자” “새따(‘새내기를 범한다’는 뜻의 속어)” “보픈(여성의 성기와 ‘오픈’을 결합시킨 속어)” 등의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며 피해자들을 모욕했고 “술 먹이고 자취방으로 데려오라”며 성폭행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했다. 지하철에서 여성 승객을 몰래 촬영한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대자보를 작성한 대책위원회는 “가해자들의 언어성폭력은 왜곡된 성 의식, 여성 혐오의 양상을 보였으며 반성의 기미 없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며 “언급된 다수의 피해자들은 동등한 인간이 아닌 수동적인 성적 욕구 해소 대상으로만 인식, 평가됐다”고 전했다.
한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쉬쉬하지 않고 공론화돼 다행이다”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문제다” “공론화시킨 과반에 박수를 보낸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다정 인턴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