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박유천(30)의 성폭행 논란이 발생한 문제의 유흥업소. 비교적 밝은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일요신문]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소재의 한 사거리는 ‘유흥업소의 메카’라 불린다. 사거리를 기준으로 동서남북 골목에 유흥업소들이 즐비하다. 가장 레벨이 높은 ‘텐프로’는 없지만 바로 아래 급의 ‘텐카페’, ‘쩜오’ 등 업소들이 여럿 자리를 잡고 있다. 겉보기에는 바(bar)라는 정상적인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입구에서부터 19세 미만은 출입할 수 없다는 문구와 함께 범상치 않은 곳이라는 기운을 풍긴다. 한류스타 박유천(30)의 성폭행 피소 사건도 이곳에 있는 한 텐카페에서 발생했다. 역삼동 ‘B’ 텐카페다.
강남 유흥업소는 상위 업소부터 ▲텐프로 ▲하이쩜오 ▲텐카페 ▲쩜오 ▲클럽 ▲세미 ▲퍼블릭 등으로 나뉜다. 가장 폐쇄적인 업소인 텐프로는 상위 10% 미모의 여성들이 파트너(테이블 세팅 시 손님들 옆에 앉아서 접대하는 여성)를 맡고 있기 때문에, 또는 손님으로부터 받는 돈에 대해 10%만 업소에 떼어줄 정도로 돈을 잘 버는 접대여성들이 직원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텐프로(10%)’로 불린다. 텐프로 아래 등급으로 분류되는 ‘텐카페’의 경우는 텐프로 급의 접대여성들을 텐프로보다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업소로 알려진 곳이다. 이 가운데 ‘하이퀄리티 텐카페’로 홍보하고 있는 문제의 B 업소는 주대 약 50~100만 원 선으로 연예인, 재계 인사 등 VVIP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멤버십형 업소다. 업소가 다른 유흥업소들과 달리 비교적 밝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인들도 손쉽게 접근이 가능해 보이지만 철저한 멤버십 관리로 운영돼 소개를 받지 않은 일반인들에 대해서는 출입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에 문을 연 그 업소는 총 11개의 룸을 갖추고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객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각 룸에 개별 화장실이 딸려있는 구조로, 화장실은 소변기와 세면대 1개씩이 겨우 놓일 정도로 좁은 공간이다. ‘파트너’로 불리는 접대여성들은 손님 1인당 1~2명에서 최대 3명 이상까지 붙이며 이러한 파트너들은 각 룸에 15분 정도만 머문 뒤 다른 룸으로 옮기는 일명 ‘더블’을 통해 하루 일당을 채운다. 한 테이블 당 배치되는 파트너들은 통상 약 11만원을 받는데 계약 상 하루에 의무적으로 4~6테이블을 채우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파트너들이 한꺼번에 모두 테이블을 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업소에서는 중요한 고객의 경우 테이블에 파트너를 고정으로 착석시키거나 새끼 마담을 앉히기도 한다.
B 업소는 월요일이 가장 바쁜 곳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7시께 영업을 시작하면 주로 비즈니스 접대로 룸이 꽉 찬다. 주변에 다른 업소들도 많지만 이곳은 아가씨들의 퀄리티가 높고 멤버십 관리가 철저해 진상 손님이 적다는 이유로 많은 유흥업소‘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연예인 등 유명인들도 많이 오가지만 주로 금요일~토요일 등 주말을 이용해 비밀리에 방문하기 때문에 방문 사실을 아는 것은 쉽지 않다.
고객에 따라 다르지만 신체 접촉과 2차(성매매)는 표면적으로 금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텐프로의 바로 아래 등급이라는 텐카페로써 품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2차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일부 텐카페의 새끼마담들의 경우는 접대여성들에게 적극적으로 2차를 나갈 것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차로 문제가 생기는 텐카페들은 가게 문을 닫은 뒤 다른 곳에서 또 다시 영업을 하곤 한다. 실제로 B 업소가 문을 열기 전 같은 곳에서 영업했던 또다른 텐카페의 경우 주대가 더욱 저렴하게 받고 접대여성에 대한 신체 터치를 허용하는 등 비교적 자유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업소는 인근의 또 다른 유흥업소 밀집 지역에 지난해 말 경 다시 오픈한 상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