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니참 바디피트(왼쪽)와 한국P&G 위스퍼. 출처=각 사
각 점유율 23%, 15%의 업계 2, 3위 LG유니참과 한국피앤지(P&G)는 가격 조정 대신 일제히 기부 확대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두 회사는 기부 규모나 금액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깜깜이’로 일관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일며 면피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격 논란을 촉발시켰지만 해마다 20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내는 유한 킴벌리는 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은 0.16% 정도다. 참고로 국내 대기업 매출 대비 평균 기부금 비율은 0.14% 수준.
‘바디피트’를 생산하는 LG유니참은 일본 생활용품업체 유니참과 LG생활건강이 51 대 49의 지분을 가진 합자회사로 지난 2006년 2월 출범했다. LG유니참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매출 합계 9361억 9600만 원, 영업이익 합계 783억 1800만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부금은 2013년 1000만 원, 2015년 465만 원 등 1465만 원이 전부였다.
LG유니참 기부금 규모는 매출액 대비 0.0015%, 영업이익 대비 0.01%에 그친다. 더욱이 LG유니참은 지난해 말 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만 556억 7300만 원에 달해 돈을 쌓아두고 기부는 ‘쥐꼬리’만큼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같은 기간 LG유니참이 일본 유니참에 지급한 로열티 규모는 252억 4100만 원에 달했다. 영업이익 대비 로열티 비율은 32.2%. 매출 대비 로열티 비중도 2.69%에 달했다.
LG유니참 관계자는 기부 확대 계획에 대해 “그간 1년간 3회에 걸쳐 ‘미혼모 생리대 지원’을 해왔다.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 여섯 차례 총 60만 장의 생리대를 저소득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올해 기부 금액 규모는 밝힐 수 없다”며 “이익잉여금은 설비투자에 투입했다. 구체적인 내용과 금액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스퍼’를 생산하는 한국피앤지의 기부 규모는 더 깜깜이다. 미국 프록터 앤 갬블 파 이스트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법인인 이 회사는 2001년 6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되면서부터 매출 등 경영실적을 일절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식회사 시절인 2000년에 매출액 4031억 원, 영업이익 48억 원, 기부금 2억 600만 원을 공개한 것이 전부다.
한국피앤지 관계자는 “청소년 성교육 프로그램,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 등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지원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금액 규모는 회사 정책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외국계 기업들은 다양한 공시 의무를 이행할 의무도, 매출액 등 경영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의무도 없는 유한회사로의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 해외 본사에서 자금 회수하기도 훨씬 쉽다. 옥시, 피자헛, 한국피앤지가 대표적”이라고 꼬집었다.
장익창 비즈한국 기자 sanbada@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