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복용 권장’으로 표기된 아스피린 프로텍트정 100㎎(왼쪽). 오른쪽 독일 본사의 상품설명서에는 ‘충분한 물과 함께 식사 전에 복용하라’고 표기돼 있다.
독일 바이엘이 아스피린 프로텍트 약품설명서에 ‘Nehmen Sie die Tabletten bitte unzerkaut moglichst vor der Mahlzeit mit reichlich flussigkeit ein(충분한 물과 함께 식사 전에 복용하라)’고 표기한 반면 바이엘코리아는 포장박스와 약품설명서에 ‘식후 복용 권장’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대만, 슬로바키아, 체코, 레바논, 헝가리 등의 전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도 독일 본사의 복용법에 따라 ‘식전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 의약정보실 연구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식후 30분’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독일 본사처럼 식전 복용을 권장했다면 이 약을 사려는 사람이 그만큼 적었을 것”이라며 “식사 전후 복용의 약효 차이에 관한 연구 자료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기에 식후 복용으로 약효에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병원의 약사는 “기존 아스피린은 위에서 녹기 때문에 위장장애를 동반하게 되는데, 피복코팅이 된 아스피린 프로텍트는 소장에서 용해되는 장용제(장에서 용해되는 의약품)로 위장장애가 없다”라면서 “장용제를 식후에 먹게 되면 약산성으로 변한 위에서 일부 녹게 돼 위장장애가 올 수 있고, 약효도 최대 11시간 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엘코리아 측은 <비즈한국>의 취재가 시작된 지난 14일 ‘식후 복용 권장’ 표기와 관련된 대내외적인 검토에 들어갔고, 마무리되는 대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본사 측은 “독일에서는 식사를 하기 전에 충분한 물과 함께 가능한 씹지 않고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면서 “독일에서는 독일 법에 따르고 있고, 수입국에서는 그 나라의 법에 맞게 복용법을 따르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유시혁 비즈한국 기자 evernuri@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