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구축한 수지와 아이유가 주연한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도전과 경쟁에 나선다. 수지는 7월 6일 방송을 시작하는 KBS 2TV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로, 아이유는 8월 방송하는 SBS 드라마 <보보경심:려>를 통해서다.
두 드라마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 한중 동시 방송이 확정되면서 높은 가격에 중국에 판매되기도 했다. 그 성공 여부에 따라 수지와 아이유는 중국에서의 활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대결이 물러설 수 없는 승부로 평가받는 이유다.
# 중국까지 뒤흔들 ‘시청률 퀸’은 누구?
수지와 아이유는 2011년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계기도 바로 이 드라마다. 또래인 데다 가수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졌고 이후 음반 활동은 물론 연기에도 집중하면서 비슷하게 성장해 이제는 20대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 잡았다.
수지와 아이유가 자주 비교대상에 놓이는 데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탓도 있다. 물론 우연의 결과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에게는 흥미로운 ‘라이벌 매치’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두 사람은 아이돌 스타로는 드물게 유명 스타와 ‘공개 연애’ 중이기도 하다. 수지는 지난해 배우 이민호와의 교제 사실을 밝혔고 아이유 역시 가수 장기하와 지난해 연인 사이임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수지가 출연하는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중국에 편당 3억 4560만 원으로 ‘태양의 후예’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사진출처=KBS
일도 사랑도 열심인 두 사람이 도전하는 새로운 무대는 드라마다. 이들의 이번 드라마를 그동안 해왔던 연기 활동의 일환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그동안 참여한 작품 중 가장 큰 규모인 데다, 중국 시청자의 평가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지의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제2의 태양의 후예’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방송 전 모든 분량을 완성한 100% 사전제작 드라마인 데다, 그 과정에서 중국에 먼저 판매됐다. 수지와 김우빈 등 한류스타가 주연을 맡은 멜로 장르라는 점도 <태양의 후예>와 겹친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요우쿠에서 7월 6일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국내 방송과 동시에 중국에서 공개되는 드라마로는 <태양의 후예> 이후 처음. 이에 더해 <함부로 애틋하게>는 <태양의 후예>보다 편당 5만 달러(한화 5760만 원) 더 비싼 30만 달러(3억 4560만 원)에 판매될 정도로 현지의 관심이 높다.
드라마는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남녀가 각각 톱스타(김우빈 분)와 다큐멘터리 PD(수지 분)로 성장해 다시 만나 겪는 사랑 이야기다. 수지는 “드라마 제목만으로도 마음에 들었다”며 “제목을 듣는 순간 마음이 ‘쿵’ 움직였다. 캐릭터가 나와 닮았고 다양한 감정을 겪는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살기 위해 이익을 생각하고 계산하게 되는 캐릭터”라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하며 “능글맞고 뻔뻔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아직 방송 전이지만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주식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드라마의 공동 제작사인 삼화네트웍스와 IHQ 주가는 5월에 각각 49.6%, 26.7% 급등했다. 총 제작비가 약 100억 원 투입됐지만 중국 판매와 각종 간접광고 상품 수입을 통해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이미 회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보보심경:려’에 출연하는 아이유는 한류스타 이준기와 호흡을 맞춰 현지를 공략한다는 각오다. 사진은 ‘보보심경:려’ 페이스북 캡처.
아이유는 배우 이준기와 호흡을 맞춘다. 중국에서 손꼽히는 한류스타와 힘을 합해 현지를 공략한다는 각오다. 사전제작으로 완성되는 <보보경심:려> 역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송한다. 현재 중국 동영상 플랫폼 유쿠투도우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아이유는 지난해 출연한 KBS 2TV <프로듀샤>를 통해 중국 시청자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가수로 쌓인 인지도에 더해 연기활동이 더해지면서 주목받는 그에게 이번 <보보경심:려>의 성공은 한류스타로 향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드라마의 총 제작비 150억 원. TV 드라마로는 막대한 액수이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미국 미디어그룹 NBC유니버셜이 맡아 가능했다. 오랫동안 한국 콘텐츠 투자를 준비해온 NBC유니버셜은 제작비 투자의 첫 번째 한국 드라마로 <보보경심:려>를 택했다.
수지와 아이유가 올해 계획하는 활동을 살피면 이들을 더 이상 ‘아이돌 스타’로만 부르기는 어렵다. 실제로 <함부로 애틋하게>와 <보보경심:려>의 성공 여부는 수지와 아이유의 향후 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드라마가 성공한다면 새로운 한류스타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데뷔하고 가장 큰 책임감이 따를 도전을 앞둔 이들은 드라마 이후의 활동 계획을 세우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먼저 아이유는 <보보경심:려>를 끝내고 새 음반 활동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거의 매년 신곡을 내놓았던 아이유가 올해를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지 역시 그룹 미쓰에이 활동이나 솔로 음반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