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는 제일기획이 인수한 올 시즌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사진은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의 세레모니.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그룹의 경영 판단에 따른 인수였지만 야구팬들 사이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제일기획의 투자 여력에 의문이 따라 붙으면서 구단 성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라이온즈는 6월 현재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앞서 제일기획은 지난해 5월 삼성화재로부터 블루팡스 배구단을 인수했다. 2007~2015년까지 매년 우승을 다퉜던 블루팡스는 2015-2016 시즌 들어 3위로 주저앉았다. 프로축구 K리그의 강호로 불렸던 삼성블루윙즈 역시 지난 24일 기준 9위로 처져 있다. 제일기획은 2014년 4월 삼성블루윙즈의 지분을 전량 매입했다. 운영 중인 농구단 삼성썬더스가 2015-2016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이번 제일기획 매각 추진 과정에서 삼성라이온즈 등 스포츠사업부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퍼블리시스가 수익성이 낮은 스포츠사업부 인수에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나아가 증권가 안팎에선 제일기획이 스포츠사업부를 법인 분리할 것이란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제일기획은 공시를 통해 “법인 분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 제일기획 내 스포츠사업 총괄임원(사장)은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의 남편인 그는 스포츠사업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일기획 측은 앞으로도 스포츠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 투자는 당분간 없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우리 스포츠단 운영 기조가 대형 FA를 통한 실적 올리기가 아닌 유망주 육성을 통한 내실 다지기로 바뀌었다”며 “일부 혼선이 있는 측면은 있지만 믿고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