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학실 전경.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인천=일요신문]박창식 기자= 인천지역의 일선 일반고와 특목고에서 소수 성적우수 학생들만 면학실(자율학습 전용실)을 이용하는 관행이 개선된다.
인천시교육청은 23일 일반고와 특목고 등에서 면학실 입실 기준에서 성적을 제외하는 방안을 담은 ‘학습문화 개선 계획’을 수립해 각 학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학교들은 2학기부터 운영방식을 바꾼다.
면학실은 일반교실과 달리 사설독서실과 같은 칸막이 책걸상, 개인 조명은 물론 일부 학교는 개인 사물함까지 제공해 야간학습 및 주말 자율학습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같은 성적순 면학실 운영에 대해 “차별인식을 조장하는 효과가 유발되며 성장과정에 있는 학생에게 열등감, 소외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하고 “헌법 11조에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며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2014년 열린 인천 청소년 원탁토론회에서도 성적순 면학실 운영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학생은 “면학실은 성공한 소수, 일반교실은 실패한 나머지들이란 느낌이 들게 만들어서 자극이 되기보다는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천시교육청은 현재 다수 고등학교가 성적순으로 면학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5월 3만5,577명 학생(일반고, 특목고)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51.6%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가 정기고사, 모의고사 등의 성적을 면학실 입실의 유일한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성적과 함께 성실성 등을 기준에 일부 포함하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21.5%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현재 등교시간 정상화에 이어 야간학습 시간을 앞당겨 조정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교육청 차원의 특정 시간을 정하지 않고 학교별로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실시토록 했다.
시교육청 김동래 교육혁신과장은 “국가인권위의 권고에 불구하고 수 십년 동안 관행으로 굳어진 성적순 면학실이 희망자 추첨, 개방형 독서실 등의 형태로 변화되길 기대한다”면서 “방과후 보충과 야간학습 참여 여부는 허용 대상이 아니라 학생의 권리가 기본이고 학교문화 혁신은 기본에서 출발해 작은 관행부터 개선하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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