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3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2015년 서울 ADEX 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활주로 저편으로 제2롯데월드가 보인다. 임준선 기자
이 지점에서 검찰이 특정 고교 인맥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롯데월드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천 씨는 광주제일고(광주일고)를 졸업했다. 여기에 당시 제2롯데월드의 개발과 운영을 총괄하는 롯데물산의 기준 전 대표도 광주일고를 졸업했다.
더군다나 지난 2008년 제2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하다 퇴출당했다고 알려진 김은기 전 공군참모총장의 후임으로 이계훈 전 공군참모총장이 오른 바 있다. 이계훈 전 참모총장 역시 광주일고 출신이다. 롯데물산, 브로커, 공군참모총장까지 모두 놀랍도록 우연하게 광주일고 출신인 셈이다.
공군은 당초 활주로 각도를 7도 틀 것을 요구했으나 MB 정부에서 3도만 틀도록 조정됐다. 이에 따라 활주로 각도 변경 공사 예상 비용은 1조 2000억 원에서 327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공군이 제2롯데월드 건설로 인해 제기한 수많은 요구 사항들도 대부분 묵살됐다. 롯데 측이 공사에 실제로 사용한 비용은 950억 원에 불과했다.
사실 의혹의 시선이 더욱 강해지는 까닭은 MB 정부와 롯데 모두 호남 출신 인사가 고위직이나 대표를 맡은 경우가 극히 적다는 지점에 있다. 마찬가지로 롯데도 전통적으로 영남 출신 인사를 선호했다. 현재 롯데의 CEO(최고경영자) 12명 중 호남 출신 CEO는 한 명도 없다.
MB 정부와 롯데 그룹의 색깔을 봤을 때 호남 출신, 그것도 광주일고 출신 인사가 세 명이나 등장하는 일은 낯설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한 검찰 관계자도 “만약 혐의가 있거나 의혹이 있는 인물들이 유사한 인적사항이 겹치면 수사 중에 주의 깊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를 한다, 안 한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며 “앞으로 기준 전 롯데물산 대표가 소환되는 등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 입장 표명 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현 비즈한국 기자 toyo@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