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가장 단적인 예가 권성동 당 사무총장 경질이다. 비대위는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신분으로 당선된 국회의원 7명의 일괄복당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 대부분이 오늘 결정하자는 것을 미루는 것은 중대범죄와 같다”며 표결 절차를 피해가려 했던 김 위원장을 겨눈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김 위원장은 당무를 거부하며 칩거에 들어갔고 정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 자택으로 가 90도 고개 숙여 사과했다. 8시간이 지난 뒤 김 위원장은 당무 복귀를 선언하면서 권 사무총장 경질을 결정했다. 잘못은 정 원내대표가 했는데 따귀는 권 사무총장이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권 사무총장은 친박계에서 늘 못마땅해 여기던 인물이다. 친박계는 “일괄복당 결정 과정에서 권 사무총장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식의 여론몰이에 나서면서 그의 경질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는 경질 이유를 들었지만 비박계에선 다르게 해석했다.
한 인사는 “당 조직과 관련한 전반을 결정하는 권 사무총장이 최근 총선에 참패한 전국 조직의 손질을 예고하면서 친박계가 위기로 내몰렸고 그래서 이번 일괄복당 사태를 빌미로 권 사무총장을 날린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사과를 받고 당무 복귀를 결정하기까지 걸린 8시간 중 친박계나 청와대로부터 시그널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박계가 권 사무총장을 경질했으니 형평성 차원에서 친박계인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도 경질하라 요구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만약 김 위원장이 차기 사무총장을 친박계와 가까운 인사로 내세울 경우 비박계는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인연을 오래 이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고됐다. 김 위원장 고향은 경북 청도로 이곳은 지난 총선 직전 선거구가 재획정되기 전 최 의원의 지역구였다.
그리고 2010년 청도군 출신의 전현직 공무원들은 작은 모임을 발족했다. 바로 청도군 재경향우 공무원 모임인 ‘청공회’다. 2009년 청도 출신 중앙부처 공직자 100여 명이 청도군과 재경 청도군 향우회와의 정보 교환과 교류를 통해 고향 발전에 앞장서자고 만든 모임이다.
청공회는 2010년 신년 교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하고 있던 최 의원과 당시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던 김 위원장이 참석했다. 당시 이현동 국세청 차장은 국세청장이 되기도 했다. 또 기념촬영에서는 최 의원 바로 옆자리가 김 위원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