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본사가 위치한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LG전자 전체 매출액 대비 각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H&A부문, MC부문, HE부문, VC부문이 각각 31.6%, 22.2%, 32.4%, 4.4%를 기록했다. 지난 2년 동안 큰 변화가 없는 비율이지만 MC부문 비율이 꾸준히 줄고 있으며 무엇보다 영업이익(손실)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해 119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MC부문은 올 1분기에만 벌써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202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에 큰 기대를 걸었다. G5의 성공을 발판으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인 G5는 일명 ‘프렌즈’란 이름으로 출시된 6종의 모듈과 호환된다. 스마트폰 본체에 다른 모듈을 결합하면 고성능 카메라나 고급 오디오를 지원하는 기기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 3월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6’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에 찬사가 쏟아졌다.
초반 판매량은 기대에 부응했다. 출시 첫날 1만 5000대가량 팔리며 돌풍을 예감했다. 이후에도 하루 1만 대 이상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현재 G5의 판매량은 하루 3000대 수준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도 출시 초기에는 G5의 연내 예상 판매량을 900만~1000만 대까지 내다봤지만 현재는 70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G5가 LG전자 MC사업 부문의 위기를 더욱 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먼저 ‘유격’이 문제로 지적됐다. 반복적으로 모듈을 끼웠다 뺐다 할 경우 결합 부분이 미세하게 들뜨는 유격현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수리비용 등 제품에 들어가는 품질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모듈에 대한 우려도 있다. 6종의 모듈을 모두 구입하려면 140만 원가량이 더 필요하다. 또 이후 출시되는 스마트폰과 기존 모듈이 호환될지 여부도 관건이다. 만약 신제품과 호환이 안 된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전자의 모듈형 스마트폰을 두고 ‘신의 한 수’라던 찬사가 ‘최악의 자충수’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바뀐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두 기기가 결합하는데 어떻게 일체형 제품처럼 완벽할 수 있겠느냐”며 “유격현상에 따른 제품 교한 기준이 따로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모듈 호환에 대해서는 “향후 출시되는 모델도 기존 모듈과 호환 가능하게 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MC사업부문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자 사업부 인력을 대대적으로 줄이는 데다 생산라인도 단계적으로 폐쇄할 것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력을 절반가량 감축하고 심지어 일부 조직을 떼어내 하청업체로 전환할 예정이란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LG전자 관계자는 “통상적인 인력 재배치 등은 있을 수 있지만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 같은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다”며 “생산라인 폐쇄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정재훈 기자 julia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