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사태 관련 홍기택 전 회장 중대 책임 있는데도 감사원은 ‘쉬쉬?’
산업은행 홍기택 전 회장에 대한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요신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에 대한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백혜련 의원 측은 2015년 감사원의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 관련 감사원의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백 의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사태 관련 감사원은 2015년 10월19일부터 2015년 12월 9일까지 ‘한국산업은행’ 등을 감사했다. 감사원은 감사 진행 시 문제나 혐의가 드러날 경우 「감사원법」제32조의2(징계·문책 사유의 시효 정지 등)에 따라 소속 기관의 장에게 ‘조사개시통보’를 하게 된다.
「감사원법」제32조의2의 규정에 따르면 조사개시 통보를 받은 날부터 (소속기관의 장은)징계 또는 문책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며, 징계·문책 사유의 시효가 정지되게 된다. 즉, 문제 또는 혐의가 있는 당사자에 대해 감사원의 처리결과가 확정되지 전 까지는 어떠한 인사조치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자료에서 감사원은 한국산업은행 임직원 8명(임원2명, 직원6명)에 대하여 감사가 진행 중인 2015년 11월 24일과 26일, 감사가 완료된 후인 2016년 1월 22일에 조사개시통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홍 전 회장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2015년 격려금 877억원을 지급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고서도 확인해보도록 지시하거나 통제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사조치 통보’를 했다. 이는 감사원이 홍 전 회장의 문제를 ‘알고서도 묵인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감사원은 홍기택 전 산은회장에 대해서는 조사개시통보를 하지 않았다. 같은 문제 또는 혐의의 임원2명에 대해서는 조사개시통보를 하였지만, 홍 전 회장만 제외됐다.
이에 대해 백혜련 의원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검찰의 수사 상황을 볼 때 홍기택 전 산은회장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중대한 책임이 있고, 홍 전 회장의 경우 산업은행의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는 금융위원장에게 ‘조사개시 통보’를 해야 함에도 하지 않았고, 감사 결과 및 최근 검찰 수사를 보면 홍기택 전 회장에 대해서는 고발이나 수사기관에 수사요청을 해야 함에도 하지 않은 것은 감사원이 감사를 시작한 처음부터 홍기택 전 회장에 대해서는 ‘봐주기’ 감사를 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감사원은 산업은행 임직원 5명에 대해 처분요구 및 통보를 했다. 이 중 직원 2명에 대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등과 관련 회계처리 적정성 및 점검업무 등을 태만히 했다는 이유로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하라고 했으며, 홍기택 전 산은회장 등 임원 3명에 대해서는 ‘격려금 지급’과 관련하여 ‘인사자료 통보’를 했다”면서, “‘인사자료 통보’란 향후 공직후보자 또는 소속기관내에서 공직임면이나 승진 등에 있어 단순히 ‘참조’를 하라는 것으로 사실상 어떠한 징계 처리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의원은 “홍기택 전 회장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대학 동창으로 대통령직 인수위,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4월부터부터 2016년 2월까지 산은 회장을 역임했고, 올 2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로 자리를 자리를 옮겼다”며 “대통령과의 관계나 AIIB 부총재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위해 감사원이 의도적으로 ‘봐주기’ 처리를 한 것은 아닌지 감사원이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약 1조 5천억원, 검찰 수사 결과 현재까지 드러난 분식회계 액수가 5천억원이 넘고, 조작된 재무제표를 통해 2013년과 2014년 단 2년 동안 임원 성과급 등 임직원에게 지급된 액수만 3,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감사결과를 처리할 때 ‘변상판정’, ‘징계·문책 요구’, ‘시정·주의 요구’, ‘개선 요구’, ‘권고 및 통보’, ‘고발 등’을 할 수 있지만, 홍 전 회장에 대해선 ‘인사자료 통보’로 처리해 감사원에 대한 형평성과 적법성 논란이 봐주기 논란으로 번질 전망이다.
한편, AIIB부총재인 홍기택 전 회장은 휴직을 신청하고 최근 공식적인 일정에 참석하지 않고 있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검찰수사에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