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으로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발을 디딘다는 사실은 올해 여름 극장가의 빅 이슈로 꼽힌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스타인 맷 데이먼과 리암 니슨이 7월 초와 중순 차례로 내한한다. 각자의 주연 영화를 적극 알리기 위한 선택이지만 한국 영화시장에 거는 흥행 기대가 없다면 이뤄지기 어려운 릴레이 내한이다.
맷 데이먼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제이슨 본’ 스틸 컷.
#맷 데이먼, 리암 니슨 내한해 영화 프로모션
맷 데이먼과 리암 니슨의 내한은 올해 여름 극장가의 빅 이벤트다. 그동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개봉에 맞춰 이를 알리기 위해 내한하는 스타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같은 시기 한꺼번에 몰리기는 이례적이다.
맷 데이먼은 7월 7일 입국해 이튿날 영화 <제이슨 본>을 알리는 기자회견과 레드카펫, 무대인사 등을 연이어 소화한다. 자신을 대표하는 영화로 통하는 <본>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인 <제이슨 본> 개봉을 앞두고 흥행에 사활을 걸다시피 한 그는 영화를 알리는 장소로 아시아에서는 가장 먼저 한국을 택했다. 심지어 최대 영화시장으로 떠오른 중국보다 먼저다.
사실 <제이슨 본>은 맷 데이먼에게 자신의 ‘부활’을 알리는 작품으로서 그 의미가 깊다. 2007년 <본 엘티메이텀>을 끝으로 시리즈를 멈췄던 그는 9년 만에 다시 <본> 시리즈에 참여해 이번 작품을 내놓았다. 어느 때보다 흥행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을 주요 흥행 기착지로 택하고 전력을 쏟는 그의 모습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다른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은 7월 13일 한국을 찾는다. 역시 주연 영화를 알리기 위한 내한이지만 할리우드 작품이 아닌 한국영화다. 7월 말 개봉하는 <인천상륙작전>이다. 한국전쟁을 그린 이 영화에서 리암 니슨은 전쟁 초반 전세를 바꾸게 만든 인물인 맥아더 장군 역을 소화했다. 한국영화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리암 니슨의 첫 한국 영화 출연작인 ‘인천상륙작전’ 스틸 컷.
<테이큰>, <논스톱> 등 흥행영화로 친숙한 리암 니슨은 할리우드 스타로서 한국영화를 알리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 또 다른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그는 <인천상륙작전>을 직접 관객에 소개하겠다는 뜻을 제작진에 전해, 이번 내한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영화 개봉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리암 니슨의 의지와 제안이 있었다”며 “리암 니슨은 영화 촬영을 마치고도 꾸준히 관련 작업과 완성 과정을 궁금해 했다. 지속적으로 제작진에 연락을 취해 제작 상황을 문의할 정도로 한국영화 출연에 애정과 관심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 한국영화 100억 대작 무려 4편
7~8월은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극장으로 몰리는 시기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맞물리는 때이고, 무더위 탓에 ‘극장 피서’를 선택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제작비 높은 대작 영화의 입장에서는 놓치기 어려운 ‘빅시즌’이라는 의미다.
이를 증명하듯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영화 대작이 여름에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년보다 제작비 100억 원 규모의 대작이 무려 4편이나 같은 시기에 몰렸다는 사실. 각각의 영화를 내놓은 제작진과 각 투자 배급사의 치열한 자존심 경쟁은 물론이고 영화를 이끈 주연 배우들 역시 물러설 수 없는 대결에 돌입한다.
먼저 7월에는 공유 주연의 <부산행>과 이정재와 이범수 그리고 리암 니슨이 참여한 <인천상륙작전>이 관객을 찾는다. 이어 8월에는 손예진 주연의 <덕혜옹주>와 하정우가 나선 <터널>이 개봉된다. 전부 블록버스터 규모이지만 다행히 장르와 소재가 겹치지 않는 만큼, 관객의 선택이 이들 네 편에 어느 정도 분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먼저 <부산행>은 올해 여름 최대 관심 영화로 꼽힌다. 좀비를 소재로 하는 블록버스터란 점에서 관심을 얻지만, 그보다 5월 열린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이후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긍정적인 호평을 이끌어내면서 개봉 이후 영화가 기록할 최종 스코어를 향한 호기심을 키우고 있다. 이에 더해 개봉 전 150여 개국에 판매된 사실도 흥행 기대를 높인다.
<부산행>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창궐해 사람들이 삽시간에 좀비로 변화하는 상황을, 부산행 KTX라는 한정된 공간을 통해 숨가쁘게 그려낸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사람들, 괴물과 다름없는 좀비로 변한 또 다른 이들이 한데 얽혀 벌이는 대혼돈이 스크린을 꽉 채운다.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1년에 한두 편만 영화를 보는 보통 관객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로 기획해 완성했다”고 밝혔다. 재미를 담은 ‘상업영화’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 감독의 의지로 인해 흥행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 ‘터널’ 스틸 컷.
여배우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손예진의 <덕혜옹주>도 빼놓기 어려운 관심작이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인 덕혜옹주의 일대기가 손예진을 통해 스크린에 펼쳐진다. 조선과 일제강점기를 그대로 재현해야 했던 탓에 제작비는 100억 원을 훌쩍 넘겼다. 주연배우가 갖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손예진은 “연출자인 허진호 감독을 향한 믿음으로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분석하지 않고 출연을 결심했다”며 “그런 믿음으로 완성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