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캉스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수면리듬을 빨리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 ||
여행을 떠났든 안떠났든, 모처럼의 휴가열기속에서 정신없이 지낸 여름을 벗어나 이제 일상에 복귀해야 할 때다. 집안의 자녀들도 짧지 않은 방학을 잊고 다시 학업으로 복귀해야 할 때. 방학동안도 학원으로 과외로 평소와 다름없이 지냈다 하더라도 역시 여름동안 정신적으로는 해방감 속에서 지낸 것이 사실이다.
이런 휴가로부터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는 어느 정도의 적응기가 필요하다. 휴가의 단꿈에서 벗어나 되도록 빨리 정상의 일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 때다. 휴가 직후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빨리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 것은 생활의 리듬이 깨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에서 의욕을 되찾지 못하고 며칠동안은 일손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을 바캉스 증후군 혹은 휴가후유증이라 한다.
휴가동안 예전의 일상과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음껏 잠을 자거나 오히려 잠을 제대로 못잤다는 점이 첫째일 것이다. 휴가기간의 일과는 늘어지도록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나기 쉬운 반면 여행이라도 갔을 때는 밤새 밀린 얘기를 나누고 술잔을 기울이거나 노는 재미에 빠져 늦잠을 자기 쉽다.
정신적 긴장감의 문제만이 아니라 휴가기간 달라진 일과에 적응된 몸이 예전의 일상으로 즉각 되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후유증의 첫번째 원인이다.
인체에는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생체 시계’라는 것이 있다. 이 시계는 그리니치 표준시와는 관계없이 해가 어느만큼 떴을 때 일어나고 어느만큼 졌을 때 잠들 것인가가 나름으로 프로그램 되어 있다. 개개인의 일과특성이나 생리조건, 습관 등에 따라 입력된 것이다.
휴가 기간에는 생활리듬이 깨지고 과도한 집중이나 시차발생, 무절제한 놀이 등으로 생체리듬이 흐트러지게 되기 때문에 호르몬 체계나 수면 주기 등이 혼란을 일으키기 쉽다.
생체리듬이 흩어져 있으면 쉽게 피로하고 집중이 안돼 짜증이 나기 쉽고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이럴 때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몸의 저항력이 떨어지므로 감기라든가 입병 몸살같은 잔병치레가 시작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휴가후유증을 극복하거나 예방하는 첫번째 처방은 생체리듬을 재조정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생체리듬을 되찾기 위해서는 첫째 언제나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리듬의 회복이다. 늦게 자든 일찍 자든 언제나 정해진 시각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잠이 모자란다고 생각되면 짧은 낮잠으로 보충하거나 다음날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드는 방법으로 보완하는 것이 좋다. 낮잠을 너무 많이 자면 오히려 밤잠을 설칠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잠이 모자라다고 해서 일어나는 시각을 늦추는 것은 생체리듬을 되찾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술이나 오락 등으로 몸을 지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생체리듬이 깨진 상태에서 몸을 지치게 하면 자신의 의지대로 일과를 조절할 수 없게 된다.
휴가기간 동안 어떤 오락이나 취미활동에 푸욱 빠져 지냈더라도 정상적인 일과 복귀가 중요하다면 휴가 종료와 함께 깨끗이 잊어버리는 게 좋을 것이다.
셋째 커피나 드링크류 등 자극적인 식품을 줄여야 한다. 특히 이런 음료는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수 있다.
피로가 가시지 않는다면 신선한 과일과 야채 비타민 등으로 활력을 되찾도록 식생활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다.
생체리듬의 재조정과 함께 예전의 일상리듬을 빨리 되찾는 데도 도움되는 비결이 있다.
첫째 휴가중에 재미있었던 일은 출근전에 아는 사람들과 많이 되새김으로써 그 흥분된 기억을 빨리 털어버리는 게 좋다. 미리 털어버리고 나면 더이상 되새기고 싶은 욕구가 진정되므로 직장에 나가서는 곧바로 평온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출근한 뒤에도 그런 기분이 남아있다면 첫날 점심시간 같은 때를 이용해 맘껏 얘기하고 털어버리자. 다시 숨찬 일상으로 되돌아온 것이 우울하게 느껴지더라도 이 기분에 매달려서는 안된다.
둘째 업무에 관한 일들을 신속히 점검한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짧은 휴가기간이었지만 그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세상의 뉴스나 사내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당황하지 않고 일상에 태연히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휴가 후 다시 출근하기 전에 회사에 남아있던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미리 점검하고 나가는 것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높여줄 것이다.
심장병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휴가 뒤에는 다시 한번 기본적인 상태를 점검해둘 필요가 있다. 생체리듬의 혼란이 상태를 혼란시켰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 후 고열 배탈 등이 있다면 병원에 찾아가 다스리도록 한다. 피부가 약한 사람이라면 모처럼 무공해 지역 여행에서 검게 그을린 피부의 마무리 손질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긴 방학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아이들 역시 방학 후유증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일상리듬을 되찾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개학 며칠 전부터는 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훈련이 필요하다. 1주일 전부터는 평소의 등교시간에 맞춰 일어나고 하루중 한두 시간은 몸을 움직이는 운동으로 체력적인 준비도 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각종 캠프에 참가하거나 부모와 함께 바캉스를 다녀온 아이들은 눈병 귓병 등이 남아있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일단 개학하면 병원에 다닐 시간도 충분치 않으므로 콧물이 계속되거나 눈이나 귀에 이상증세가 있는 아이들은 개학 전에 미리 치료를 마치도록 한다.
휴가여행의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즐거웠던 경험들을 미리 충분히 되새기게 하는 방법이 좋다. 부모와 함께 휴가때 찍은 사진을 정리하거나 일기쓰기 등을 돌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