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발생하기 쉬운 질병은 식중독이나 세균성 이질. 가벼운 배탈 설사로 시작될 수 있지만 습기 많은 여름철 세균성 식중독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이질을 발생시키는 시겔라균이나 장티푸스의 원인이 되는 살모넬라균은 습도와 온도가 맞으면 단 몇마리만 있어도 순식간에 치명적이 될만큼 수가 급속히 불어난다.
홍수 피해가 나면 신선한 음식의 공급이 어렵고 냉장고 등 보관시설이나 취사환경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 보관돼 있던 음식물이나 식수가 흘러든 오수에 오염될 수도 있다. 지금은 수재지역에도 신속하게 구호식량이 공급되어 상한 음식을 먹을 가능성은 크게 줄었지만 사소한 욕심에 위생상태가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음식을 골라서 먹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특히 빗물에 젖은 음식은 곧바로 폐기하고 홍수에 휩쓸려 떠내려온 가축 등을 함부로 잡아먹지 말아야 한다. 전원이 꺼진 냉장고 속의 음식도 모두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설사가 시작됐을 때 배가 아프고 양이 많거나 자주 혹은 오래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는 것이 안전하다.
세균성 이질은 고열 구역질 복통을 동반하며 설사량이 많지 않지만 콧물같은 점액성 변을 자주 누게 된다. 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일종의 급성 염증성 결장염으로 잠복기는 주로 1~3일 정도다. 조리기구의 소독과 개인위생을 철저히 함으로써 막을 수 있다.
장티푸스는 고열과 오한 식욕부진 두통을 동반하며 5일쯤 지나면 가슴과 배에 붉은 반점이 생기며 간과 비장이 부어오른다.
콜레라는 6시간에서 5일 정도의 잠복기 뒤에 갑자기 쌀뜨물같은 묽은 설사가 나온다. 심하면 탈수현상으로 쇼크에 빠질 수 있다. 콜레라는 최근에도 꾸준히 발생되고 있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방심해서는 안된다. 96년 2명, 97년 12명, 99년 3명 등으로 거의 자취를 감췄던 콜레라는 지난해 1백42명으로 10년전인 91년 1백13명 수준을 오히려 넘어섰으며 올해 들어서도 이미 발생 사례가 보고돼 있다.
세균성 이질과 장티푸스 콜레라는 모두 격리치료 대상이다. 음식과 물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음식물 관리와 청결한 개인위생으로 막을 수 있다. 약수라 하더라도 검증되지 않은 물은 반드시 끓여먹어야 한다. 파리 모기 등 매개곤충도 방제해야 한다.
음식물과 별개로 해충에 의해 발생되는 일본뇌염 등 전염병도 수해지역에서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질병이다.
보건당국의 수해지역 방역활동만으로 막을 수 없는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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