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번 정용화는 무혐의, 손해 본 이종현은 벌금…대체 왜?

주식 매입 당시 ‘유재석 영입’ 정보 알았는지가 관건

[일요신문] 또 다시 불거진 연예계 주식 관련 수사에서 씨엔블루의 멤버 정용화와 이종현이 휘말렸다. 연예계에 우회상장 열풍이 불었던 2000년대 중후반에는 검찰의 연예계 주식 관련 수사가 자주 진행되곤 했지만 우회상장 열풍이 잦아들며 관련 수사도 거의 없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직접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아 더욱 화제가 됐다. 결국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박길배 부장검사)는 지난 6월 30일 정용화는 무혐의, 이종현은 약식기소(벌금 2000만 원) 처분을 내렸다. 정용화는 당시 주식 거래로 2억 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남겼음에도 무혐의 처분을 받은 데 반해 이종현은 당시 매입한 주식을 아직 매도하지 않았으며 주가 하락으로 오히려 손해만 봤음에도 벌금형을 받았다. 왜 이런 상반된 수사 결과가 나온 것일까.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박길배 부장검사)는 지난 6월 3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던 정용화를 무혐의 처리했다고 밝혔다. 정용화는 지인 1명과 함께 유재석이 FNC엔터테인먼트(FNC)에 영입된다는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 2만 1300주를 매입, 2억여 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지난달 4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으로부터 패스트트랙(조기 사건 이첩) 제도를 통해 관련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6월 초부터 정용화의 집과 소속사 사무실 등 4∼5곳을 압수수색하며 강도 높게 수사를 진행했다.

기본적인 사실 관계는 정용화가 지난 2015년 7월 8일과 9일 이틀 동안 4억여 원 상당의 FNC 주식을 매입했으며 FNC의 유재석 영입 소식이 보도된 직후인 7월 16일 매도해 2억 여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정용화는 FNC 소속 연예인이기 때문에 유재석이 영입된다는 정보를 미리 알았다면 내부 정보가 되고 이를 활용해 주식 투자를 했다면 불법이 된다. 

씨엔블루의 정용화. 사진 출처=FNC 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관건은 정용화가 내부 정보(유재석 영입)를 미리 알았느냐다. FNC 측 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2014년 2월 정용화는 스톡옵션과 유사한 형태의 인센티브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5년 7월 초에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했다”며 “정용화는 그 현금으로 7월 8일과 9일 FNC 주식을 매수했다. 그렇지만 당시 정용화는 유재석 영입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스톡옵션 개념으로 받은 현금인 터라 그대로 주식 투자를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역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봤다. 검찰은 유재석 영입이 확정돼 ‘내부 정보’가 된 시점을 7월 15일로 파악했다. 유재석의 FNC 영입은 7월 15일 오후부터 알려지기 시작해 7월 16일 공식 보도 자료가 나왔다. 따라서 검찰은 그보다 일주일 전인 7월 8일과 9일에 이뤄진 정용화의 주식 매입은 내부 정보가 생성되기 이전에 이뤄진 정상적인 거래로 봤다. 

물론 정용화는 주식 거래로 2억여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이 부분에 대해 FNC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정용화는 평소 모든 재산관리를 모친에게 위임해왔기 때문에 문제된 거래 역시 모두 모친이 실제 매매를 했다”며 “7월 16일 유명 연예인 영입 발표가 나자 주식투자 경험이 없는 정용화의 모친이 갑자기 회사 주가가 많이 오르는 것을 보고 보유하던 주식의 일부를 매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진 거래가 아니라면 2억여 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행위는 전혀 불법이 아니다. 따라서 정용화는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이다. 

물론 정용화가 자신의 소속사인 FNC 고위층으로부터 미리 유재석 영입설을 들어 내부 정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검찰이 내부정보가 생성된 시점을 7월 15일 즈음으로 판단한 데에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그 시점에 실제로 내부 정보를 활용해 FNC 주식을 매수한 연예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씨앤블루의 또 다른 멤버 이종현이다. 

이종현은 2015년 7월 15일 새벽에 유재석 영입 관련 정보를 듣게 된다. 지인에게 그 소식을 접한 이종현은 FNC 주식을 매입한다. FNC 측은 “우연히 ‘유명 연예인 영입 관련정보’를 듣고 같은 날 아침 영입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FNC엔터 주식을 매수한 사실이 있다”고 관련 혐의를 인정하며 “주식 매입은 이종현의 법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추후 그러한 거래가 법적으로 문제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서는 일부러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지금까지 보유함으로써 오히려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종현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FNC 주식을 매수한 것은 사실이다. 이 부분은 불법이고 이에 따라 검찰은 이종현은 정용화처럼 무혐의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씨엔블루의 이종현. 사진 출처=FNC 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이종현은 FNC 주식을 매입했지만 매도해서 시세 차익을 챙기지는 않았다. FNC의 설명처럼 오히려 손해를 본 주식 매수였다. 7월 15일 아침에 주식을 매입했다면 매입가는 주당 2만 150원 수준이었다. 이틀 뒤인 7월 17일 FNC 주가가 3만 2250원까지 폭등했고 당시 주식을 매도했다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었겠지만 그랬다면 이번에 엄중한 사법 처벌을 받았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거래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매도하진 않았다.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6월 30일 FNC의 주가는 1만 2950원이다. 2만 150원에 주식을 매수한 이종현은 이번 주식 거래로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다. 당시 내부 정보를 통해 주식을 매입한 사실 자체는 불법이지만 시세 차익을 올리지 않은 점을 감안해 검찰은 벌금 2000만 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내렸다. 

정용화와 이종현 외에도 두 명의 수사 대상이 더 있었다. 당시 내부 정보를 듣고 FNC 주식을 매입한 FNC 직원 두 명이 더 있었던 것. 이들은 모두 유재석 영입 발표 이후 주가가 급상승할 때 매도했는데 직원 박 씨는 3500만 원, 직원 이 씨는 400만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결국 박 씨는 벌금 4000만 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으며 직원 이 씨는 올린 시세차익이 400만 원에 불과해 불입건 처리됐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