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도 잘 대답을 못하고, 때로는 기억력이 감퇴되어 치매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얼굴근육 팔다리 근육을 지배하는 뇌부위가 노화로 망가졌기 때문에 얼굴에 표정이 나타나지 않고 팔다리 근육의 움직임도 아주 약해진 결과다. 이런 증상을 파킨슨병이라고 부른다.
이 병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주요한 노화질환의 하나다. 55세 이상에서는 1% 이상이 이 병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미세한 운동조절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뇌중간 부위는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운동기능이 심각하게 장애를 받는다. 뇌 손상은 창조와 고도의 정신 및 인지기능을 관할하는 대뇌피질 부위와 변연피질 부위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의 25~40%가 치매 증세를 동시에 나타내며, 파킨슨병 환자의 15~30%는 실제로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환자들은 파킨슨병과 치매 둘다 가지게 되는 것이다.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이 집단으로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져 많은 학자들을 긴장시켰다.
역학조사 결과 이들은 모두 모르핀 계통의 마약인 메페리딘 마약을 상습 복용하는 마약 중독자들임이 밝혀졌다. 제조과정에서 생성되는 메페리딘(상품명 데메롤)과 아주 유사한 물질을 가진 불순물을 제거하지 않고 사용하였기 때문에 MPTP라는 이 불순물이 운동을 관장하는 뇌신경 세포를 파괴하였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환경오염물질이나 공해물질에 의해 파킨슨병이 생길 수 있다는 유력한 가능성이 제시될 수 있었다.
고도의 정신기능을 관장하는 대뇌신경세포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데, 왜 뇌의 중간 부위에 위치하고 있는 운동을 관할하는 신경세포(도파민)만이 빠른 속도로 사멸한 것일까.
최근에는 유전성 파킨슨병의 원인 유전자도 발견되었으므로 병인의 해석과 치료 가능성이 한층 가까워졌다. 특수한 방법으로 도파민 생성효소 유전자를 사용해 도파민 생성세포를 만든 뒤 이 세포를 환자의 뇌에 이식하는 유전자 치료술이 연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