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은 연말에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경로당에서는 그 동안 주민들에게 도움만 받아왔는데, 할머니들이 뭉쳐 좋은 일을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 벽산타운경로당 앞 공간이 안채뜨락으로 바뀌었다(오른쪽 조남애 회장)
금천구(구청장 차성수) 시흥2동 벽산타운경로당 할머니들이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찻집 ‘안채뜨락’이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안채뜨락은 지난해 7월 경로당 할머니들이 함께 고민해 만든 찻집으로 시작 메뉴는 손쉬운 믹스커피였다. 벽산타운경로당 조남애 회장은 “할머니들이 난생 처음으로 하는 찻집이라 만들기 어렵지 않은 커피, 녹차, 보이차 등을 메뉴로 정했다”고 말했다.
단순했던 메뉴가 올해부터는 다양해졌다. 커피 종류가 믹스커피에서 아메리카노, 라떼, 아포카토 등으로 확대됐다. 대한노인회에서 커피머신과 캡슐 재료비를 후원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운영하며 음료는 2000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안채뜨락의 수익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두 기부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한 수익금 117만 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올해는 특히 아파트 단지 내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그 동안 우리 경로당은 아파트단지 부녀회 등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할머니들도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안채뜨락은 경로당 앞 공터에 마련돼 있지만, 경로당 교육프로그램이 없을때는 경로당 안까지 찻집으로 변한다. 자신들의 공간을 내어준 할머니들은 하나같이 기쁘다고 말했다.
▲ 수업이 없을 때는 경로당 내부도 찻집으로 변신한다
마덕숙(75세) 할머니는 “찻집을 연 후부터 사람들이 가끔씩 찾아온다는 게 반갑고 기쁘다. 더욱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기 때문에 찻집 운영에 적극 찬성했다”고 말했다.
경로당 할머니들은 최근 전문가를 초청해 수화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찻집 운영을 시작으로 경로당을 개방해 나중에는 유치원 아이들을 초청해 수화를 가르쳐줄 생각이다. 수화 외에도 샌드아트, 마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구상중이다.
조 회장은 “경로당은 더 이상 노인들이 시간만 보내는 장소가 아니다. 이젠 사업을 운영해서 이웃을 돕고, 재능기부도하는 생산적인 장소”라며 “언제든 안채뜨락에 놀러오셔서 할머니들과 말벗도하고 맛있는 커피도 맛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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