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국토교통부가 응모한 콘텐츠 중 골라 뽑았다는 지적까지 이어지고 있어...
- 표본의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은 SNS 조사결과를 대국민 조사라며 근거로 제시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서울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용산미군기지는 일본이 1906년 4월 조선주둔군 기지를 건설한 이후로 지난 110 년간 우리의 땅이 아니었다. 2017년도에 미군이 평택으로 떠나면 용산이 우리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자리잡은 71만평의 거대한 땅을 이제 111 년만에 국민들을 위해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용산미군기지가 어떻게 개발되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정부는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국민의 의견과 전문가의 자문을 바탕으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다.
▲ 윤종필 국회의원(새누리당, 비례)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새누리당 윤종필 의원(비례대표)에게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보면 국토교통부는 우리국민과 우리후손의 소중한 자산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용산기지 부지 활용 방안을 주관하고 있으며 지난 4월 용산공원 콘텐츠 기획안을 발표했다. 대국민 설문조사와 민간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수요 조사를 근거로 박물관과 문화시설 등의 콘텐츠를 용산공원에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국민 설문조사는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에서 2015년 9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한 달간 국토부 SNS와 홈페이지에서 조사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참여자도 고작 3,434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국토교통부는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기본설계 단계부터 공원조성에 따른 검토 자료로 활용했고, 결국 정부 부처의 8개 콘텐츠를 용산공원에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국민들의 의견을 정확하게 수렴하기 위해서는 전국민 모집단으로 표본을 추출해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국토부에서 진행한 SNS, 홈페이지 등의 설문조사는 표본의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정량조사로 파악하기 어려운 심층적인 내용의 경우 정성조사(일반국민, 전문가 대상)로 보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과정이 누락된 것이다.
특히, 용산미군기지는 국민의 의견과 전문가의 자문을 바탕으로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종합적인 계획을 통해 우리국민과 우리후손 뿐 아니라 해외관광객을 비롯한 전 세계에 알려야 할 역사적 자산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입주시설 모집을 정부부처로 편중하였다. 용산 공원에 들어설 콘텐츠를 응모한 9개 기관 중 민간 기관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정부 기관들이 각자 필요한 시설을 써내게 해서 골라 뽑은 형식적 조사와 나눠먹기식 개발 계획을 추진하였다는 지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32년간 군에 근무하고 여성장군으로 예편한 새누리당 윤종필 의원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픈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용산미군기지는 우리의 후손들이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산물이다”라며 “이제라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수립을 통해 우리국민과 우리 후손, 세계인들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명소로서의 공원조성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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