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중에서는 11월 말 출시될 그랜저 신모델(프로젝트명 IG)이 하반기 태풍의 핵이다. 2011년 나온 현 그랜저(HG) 이후 6년 만으로, 출시 초기에는 월간 판매량이 쏘나타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동시에 고급차 중에서는 볼륨카(판매량을 주도하는 주축 모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판매량이 많다. 그러나 모델 노후화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쉐보레 임팔라, 기아차 K7, 르노삼성 SM6가 이 시장을 치고 들어오고 있다.
르노삼성 QM6
인터넷에 상상도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제네시스와 유사해 보이는데 EQ900, G80을 잇는 고급스런 패밀리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상상도는 자동차 개발 과정에 관여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의견들을 모아 포토샵 실력이 좋은 사람이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에는 적중률이 꽤 높은 편이다.
기본적인 스펙은 올해 초 나온 기아차 K7과 동일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즉 초고장력강판 51%를 적용한 뼈대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조향장치, 서스펜션 등이 거의 동일할 것이다. 엔진은 2.4ℓ, 3.3ℓ 가솔린, 2.2ℓ 디젤, 3.0ℓ LPi, 2.4ℓ 하이브리드의 라인업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형 그랜저가 나온 이후 상위 모델인 아슬란의 지위가 애매해질 수 있다. 아슬란은 구형 그랜저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초고장력강판이 대폭 적용된 신형 그랜저에 비해 차체 강성이 떨어진다. 또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이 장착돼 3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적용될 신형 그랜저보다 상품성도 떨어진다. i40처럼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말리부 하이브리드, 친환경차 인증 ‘좌초’
현대차 신형 i30(아이써티, 프로젝트명 PD)가 9~10월 중 출시 예정이다. 최근의 스파이샷을 보면 후미를 제외한 보디와 전면부는 신형 아반떼(AD)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그물망 형태로 한 것, 헤드램프 내부 디자인, 안개등 모양 등으로 차별화할 것으로 보이며 해치백 부분은 새롭게 디자인됐다.
쉐보레 신형 카마로
파워트레인은 신형 아반떼와 동일할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아반떼에는 없는 2.0ℓ 터보 엔진을 장착한 ‘N’ 버전도 내년 중 나올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의 고성능 버전을 뜻하는 ‘N’ 버전의 첫 번째 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차인 기아차 모닝의 후속 모델도 이르면 12월 또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이다. 올 초부터 스파이샷이 돌기 시작했는데, 경차다 보니 디자인 변경이 자유롭지 않은 면이 있다. 리어램프 등을 보면 기존 모델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최신 기아차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이드 후속 모델도 11월 출시 예정이다. 현재 모델의 경우 1.4ℓ 디젤 수동만 존재하는데 자동변속기 장착 여부가 관심사다. 현 모델의 경우 자동변속기를 넣자니 공간이 안 나와서 못 넣었다는 설과 자동변속기를 넣을 경우 가격이 준중형급으로 높아져 메리트가 없다는 설이 제기된다.
한편, 기아차는 프라이드 후속 모델의 지상고를 높인 크로스오버 개념의 MPV(Multi Purpose Vehicle: 다목적 차량)도 내놓을 계획이다. 볼보가 V60 세단 형태를 갖고서 ‘크로스컨트리’ 모델을 만든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르노삼성은 9월 중형 프리미엄 SUV(Sport Utility Vehicle: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QM6를 출시하고 SUV시장에 동참한다. 기존 QM5가 있지만 판매량이 저조한 데다 준중형급이라 싼타페(현대차)와 경쟁하기에 모자란 인상이었다. 그러나 SM6로 쏘나타를 위협했듯이 QM6로 싼타페와 경쟁할 수 있게 됐다. QM6가 SM6처럼 실제 주행 시에도 좋은 만족감을 준다면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소개한 국산차 신형 모델 4개를 제외한 페이스리프트 또는 파워트레인 라인업 추가도 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연말 아이오닉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3종을 모두 갖춘다.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들도 라인업을 속속 갖춘다. K7 하이브리드 모델이 8월 중, K5 PHEV가 9~10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는 K7 신모델과 구형 K7 하이브리드가 함께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K5는 PHEV까지 갖추면 현대차 쏘나타와 동일하게 7가지 엔진라인업을 갖춘다.
한국GM은 ‘잘나가는’ 말리부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7월 중 투입한다. 그러나 최근 환경부 인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00만 원 이상의 세제혜택과 1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이브리드카는 가격이 비싸지만 세제혜택·보조금을 감안하면 3~5년만 몰면 가솔린 모델과 가격차를 역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좌초되면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말리부 하이브리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은 통과했지만 질소산화물 등 타 배기가스 쪽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GM은 또 제네시스 쿠페가 단종된 틈을 타 신형 카마로를 투입했다. 6.2ℓ 8기통이지만 가격은 5098만 원으로 책정되면서 스포츠쿠페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한국GM의 야심이 보이는 대목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럭셔리 브랜드 SUV 진출 러시
한편, 수입차 시장에서는 6월 말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의 등장이 태풍급이다. BMW 5시리즈가 모델 노후화 중인 가운데, E-클래스가 수입차 시장에서는 가장 볼륨이 큰 중형 시장을 평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기가 좋은 S-클래스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와 초기 반응이 좋은 편이다. 사양에 따라 전면부가 S-클래스를 닮은 것과 C-클래스를 닮은 것 두 가지가 있다.
볼보 S90
볼보는 상반기에 나온 XC90에 이어 세단형 S90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의 볼보답지 않은 하이테크적인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형이지만 취약한 국내 볼보 선호도를 고려해 5시리즈·E-클래스급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SUV 소비 증가세를 따라잡기 위해 럭셔리 브랜드도 SUV를 속속 내놓는다. 마세라티는 르반떼를, 벤틀리는 벤테이가를, 재규어는 F페이스를 내놓는다. 아마 포르쉐의 카이엔처럼 판매량을 견인하는 차량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우종국 자동차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