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평소 롯데가 한국 기업임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일본 주주들의 반대 때문에 수사를 방해받자 이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실제로 롯데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인 광윤사가 그 정점에 서 있는 데다 일본 지분이 많고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 등 순수 국내 지분은 상대적으로 소량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작년 10월 말 기준 롯데쇼핑, 대홍기획, 롯데제과를 축으로 67개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63개, 대홍기획이 60개, 롯데제과는 54개의 롯데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국내 86개 롯데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개에 불과하며 계열사의 내부지분율은 85.6%에 달한다. 그런데 3대 축으로 불리는 이 롯데 계열사들에서 순수 국내 지분은 상대적으로 적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가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7곳, 일부 핵심 임원 자택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한 10일 서울 중구 소동동 롯데그룹 본사 건물 로비에 롯데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롯데제과의 최대주주는 롯데알미늄이다. 롯데제과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6.83%, 아들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각각 8.78%, 3.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2.52%를 가지고 있다. 신 회장 일가가 가진 롯데제과의 총 지분율은 22.09%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롯데제과 지분 5.04%를 합치면 소액주주(24%)를 제외한 순수 국내 지분은 27.13%다.
반면 일본 지분이 절반을 넘는 롯데알미늄과 일본롯데, 호텔롯데가 가진 롯데제과 지분은 28.39%로 순수 국내 지분율을 뛰어 넘는다. 롯데 계열사가 가진 롯데제과의 지분은 총 40.35%다. 한편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의 L제2투자회사다. 또 일본 광윤사와 호텔롯데도 각각 롯데알미늄 지분 20% 이상을 갖고 있는 등 대부분이 일본 지분이다.
또 다른 순환출자의 축인 롯데쇼핑 역시 일본의 영향력 아래 있다. 롯데쇼핑의 최대주주인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13.46%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13.45%,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영자 이사장은 각각 0.93%, 0.74%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으로 알려진 서미경 씨가 0.1%, 그의 딸 신유미 씨가 0.09%를 가지고 있다. 반면 호텔롯데(8.83%)를 비롯한 롯데 계열사가 가진 롯데쇼핑 지분은 35.18%다.
대홍기획은 전체 지분 중 무려 93.76%를 롯데 계열사들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6.24%는 신 이사장이 보유하고 있다. 지분의 34%를 보유한 롯데쇼핑이 최대주주이며 롯데장학재단이 21%, 호텔롯데가 16.26%를 가지고 있다.
롯데그룹 대부분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들 3사는 또 호텔롯데의 지배를 받고 있다. 호텔롯데가 롯데쇼핑, 롯데제과, 대홍기획을 지배하면서 그룹 전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 즉 호텔롯데가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셈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8.83%, 롯데제과 3.21%, 대홍기획 16.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지분구조를 보면 자기주식 0.17%를 제외한 나머지 99.83%가 일본 자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이며 일본 L제1~12투자회사가 총 72.65%, 광윤사와 일본 회사 ‘패미리’가 각각 5.45%, 2.11%, 부산롯데호텔이 0.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롯데호텔을 제외하고 모두 일본 롯데그룹에 속해 있다. 더욱이 부산롯데호텔 역시 자기주식 1000주를 제외하면 일본 롯데그룹 내 회사가 모든 지분을 갖고 있다. 부산롯데호텔의 전체 주식이 약 2440만 주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일본 롯데의 소유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는 롯데홀딩스이며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다. 즉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한국 롯데그룹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일본 회사가 지배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이 야기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지분 구조만 보면 신 회장의 말에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대부분의 지분이 일본 자본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이유는 롯데그룹의 이 같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국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계열사 지분만 1900억’…검날 맞은 신영자 일가 재산은? 지난 7일 구속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상장된 롯데 계열사 지분 가치만 19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신 이사장이 가진 롯데그룹 상장사 지분은 롯데칠성 2.66%, 롯데제과 2.52%, 롯데푸드 1.09%, 롯데쇼핑 0.74%이다.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신 이사장의 지분 가치는 롯데칠성 약 460억 원, 롯데제과 약 124억 원, 롯데푸드 약 685억 원, 롯데쇼핑 약 577억 원으로 모두 1840억 원이 넘는다. 신 이사장은 이외에도 비상장사인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55%), 대홍기획(6.24%), 한국후지필름(3.51%), 롯데정보통신(3.51%), 코리아세븐(2.47%), 롯데상사(1.33%), 롯데닷컴(1.3%), 롯데캐피탈(0.53%), 롯데카드(0.17%), 롯데멤버스(0.17%), 롯데건설(0.14%), 롯데알미늄(0.13%) 등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로는 미미하지만 롯데물산 528주, 롯데리아 22주도 보유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현재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주상복합단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의 면적은 292.2㎡(약 88평)로 지난 4월 같은 단지에 있는 이와 비슷한 크기(281㎡)의 집이 29억 9000만 원에 거래됐다. 신 이사장의 집값은 3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 이사장 자녀들의 재산도 화제다. 장남 장재영 씨의 현재 주택으로 돼 있는 서울 송파구 아파트는 ㎡당 1000만 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재영 씨 집은 약 245㎡로 평가액은 24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차녀인 장선윤 씨 역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주소를 두고 있다. 따라서 신 이사장 일가의 부동산 자산은 80억 원이 넘고 여기에 이들이 소유한 대관령 땅까지 합하면 2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편 재영 씨는 비엔에프통상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비엔에프통상의 자산은 작년 말 기준 약 621억 4140만 원. 재영 씨는 또 자산 140억 원이 넘는 유니엘의 실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