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회 전경.
고무바퀴로 된 고무차륜은 진동과 소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쇠바퀴를 단 철제차륜은 최고속도를 높일 수 있고 에너지 소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고무바퀴 방식은 특정 1개사만의 독점이란 점이 논란이 돼 재검토 배경의 주요 요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 5일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들과 함께 경기 의정부(고무바퀴), 인천공항(자기부상)에서 도시철도를 시승했다. 다음날인 6일에는 충북 오송에서 철제차륜인 도시철도(트램)를 시승했다.
지난 8월에도 서울, 경남 김해, 부산 등의 도시철도를 시승하고 대구와 인천의 경전철 공사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시는 조만간 전문가들과 함께 회의를 열어 각각 장단점을 분석해 바퀴 형식 변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윤 시장의 돌연 타 지역 도시철도 시승은 각 지역 도시철도, 차량 형식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하려는 취지이지만 2호선 차량 바퀴 형식의 변경 여부를 검토하고 나선 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처럼 광주시가 지난해 정리가 끝난 차량바퀴 문제를 다시 꺼내들면서 또 다른 논란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윤 시장이 약속한 임기 내 착공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 연말 1단계 실시설계에 돌입해 2018년 2월 착공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계획 일부 수정으로 정부와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다시 차량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면 추진에 필요한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여러 논란 끝에 최종 추진계획을 확정한 광주시는 5월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기획재정부(총 사업비 협의), 국토교통부(기본계획 변경) 등과의 본격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본설계는 아직 ‘막바지 단계’다. 이러한 상황과 타 지역 도시철도 시승이 겹쳐지면서 막판에 도시철도 2호선의 바퀴 형식이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 추진계획 상 수용이 어렵긴 하나 국토교통부에서는 광주시에 ‘자기부상열차’ 도입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윤 시장 2년 시정평가에서 ‘최악의 정책’으로 도시철도 2호선을 꼽은 광주 시민사회는 “역시나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 시장은 최근 임기 전반기를 평가하는 기자회견에서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현안이 지연된 것과 관련, “시민이 답답해한 것을 잘 알지만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고 해명하고 후반기에는 속도를 낼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임기 내 착공이 불발되면 시민은 또 갈등을 지켜봐야 할지 모른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 2월 총 연장 41.9km 중 지하 매설물이 없는 9.5km 구간은 평균 지하 1m 깊이로 건설(반지하 방식)하고 28.2km(지하)는 평균 지하 4.3m 깊이로, 4.2km는 노면으로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도시철도 2호선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총 사업비는 2조 1675억 원 규모로, 기존 정부가 승인한 사업비보다 약 7.9%인 1605억 원이 늘어났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