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박창식 기자= 작품이라 하기엔 거칠고 투박하다. 하나 같이 어딘가 갈라져 있거나 홈이 패였거나 다듬어지지 않은 옹이 채의 모습이다. 심지어 오랜 기간 땅속에 묻혀 있다 출토된 옛 유물처럼 귀퉁이가 훼손된 작품도 있다.
나무라는 재료를 갖고 생활 속 가구를 만드는 그를 두고 사람들은 ‘목(木)조형’ 작가 또는 우드아티스트라 부른다. 작가 정희석은 나무를 다듬어 일상에서 자연을 만나게 해준다. 나무도 사람처럼 피부, 성격, 표정이 제각각이라며 나뭇결이나 나무의 생김새를 그대로 살려 일상의 가구와 소품을 질박하게 만들어 낸다.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은 때론 이게 가구인가라는 의문도 사지만 유니크함을 넘어선 편안함과 안락함이 그의 작품 속에서 빛을 발한다. 마치 어느 깊은 산골 외딴 집에서나 만날 법한 예스런 느낌에 저절로 몸을 기대어 쉬고 싶은 생각이 동한다.
정희석의 아뜰리에 ‘잇다 스페이스’ 역시 예사롭지가 않다. 1930년 소금창고로 지어져서 사우나, 책방 등으로 사용되다 이후 폐허로 변한 이 곳을 정희석은 4개월이 넘는 작업을 통해 자연을 닮은 모습 그대로 부활 시켰다. 이제 복합문화공간 잇다 스페이스는 유명 쉐프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계 인사들이 찾아와 세미나 및 작품 활동을 하는 창조적 아뜰리에이자 갤러리로 명성을 얻고 있다.
나무를 예술로 승화시킨 우드아티스트 정희석의 작품이 ‘제6회 핸드메이드코리아 섬머’를 통해 대중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선다. ‘VIP 라운지’ 코너에서는 나무와 인간의 본질을 동일시하며 나무가 버텨온 수백 년의 시간과 깊이와 상처를 표현하고자 하는 그의 철학의 산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커피 하우스 H’에서는 카페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조리도구들을 수공예라는 느림의 철학을 담아 보여줄 예정이다. 스타쉐프 유성남 신효섭 쉐프와 함께 캄포도마 만들기 클래스도 진행한다.
한편 올해로 6회를 맞이하는 ‘핸드메이드코리아 섬머’는 오는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역대 최대 규모인 660개 부스에 45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총 9개 전시관에서 3만여 종의 핸드메이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외 최정상급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핸드메이드의 정수를 선보이는 프리미엄존과 전시회 속 전시회, 국내 핸드메이드 문화 발전을 위한 9가지 세미나 등 다양한 볼거리와 흥미로운 체험프로그램이 핸드메이드를 사랑하는 참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정희석 작가와 함께하는 ‘캄포도마 만들기’, 스타쉐프 유성남, 신효섭의 ‘플레이팅 클래스’ 외 총 9개의 세미나 신청은 현재 핸드메이드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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