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고성준 기자
롯데그룹 본사는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이 있는 소공동 터에 위치해 있다. 환구단과 가까운 곳이라 명당의 기운을 받는 곳이다. 환구단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의 황제로 즉위하면서 제천의식을 행하기 위해 세운 천제단으로, 천신에게 제를 드려야 한다는 심순택의 상소에 따라 영선사 이근명이 지관을 데리고 지금의 소공동에 길지를 정하고 제단을 쌓게 했다. 소공동의 명당 기운이 롯데그룹의 전체적인 기운을 주도하면서 그동안 안정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롯데그룹이 잠실의 풍수적 영향을 받게 됐다. 롯데그룹의 관심과 투자, 그리고 세간의 이목이 잠실의 제2롯데월드로 집중됐고, 잠실의 풍수적 영향에서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석촌호수를 품고 있는 제1롯데월드와 제2롯데월드는 여의도처럼 행주형(行舟形·배가 재물을 가득 싣고 나가는 모양을 뜻함)의 재운이 풍성한 땅이다. 때가 도래하면 크게 발복할 가능성이 있는 복지(福地)다.
이처럼 소공동과 잠실의 기운을 받고 있는 롯데그룹에 느닷없이 위기가 닥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예로부터 행주형의 땅에는 우물을 파거나 땅에 구멍을 내는 것을 금기시했다. 배의 바닥에 구멍이 나면 배가 침몰한다고 풀이한 것이다. 롯데그룹이 시끄러워진 이유도 배 바닥에 구멍이 났기 때문에 물이 배 안으로 들어와 혼란한 상황을 겪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제2롯데월드를 건설하면서 너무 깊게 땅을 파 땅의 기운을 건드린 것이다.
잠실은 행주형으로 재운 풍성한 땅이다. 롯데월드타워는 배의 돛대격이며, 주변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수서KTX 역사가 들어서면 롯데는 세계로 운항할 큰 배를 얻는 격이 된다.
그렇다면 롯데그룹은 구멍난 채로 이대로 침몰할까?
아니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고 주변 공사까지 끝나면 지기가 안정된다. 행주형의 기운이 다시 살아나 잠실이 번영과 재운이 넘치는 땅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 롯데그룹은 새는 배의 바닥을 잘 수리하고, 배의 돛대격인 롯데월드타워를 무사히 완성한다면 세계로 운항할 큰 배를 얻는 격이 된다. 지금의 위기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풍수학에서 배는 재물을 가득 싣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재화’로 해석한다. 행주형의 지세에서는 짐을 싣고 돛을 펼쳐야 풍수가 완성된다. 따라서 송파구에 초고층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가 완성되면 배에 짐을 가득 싣는 격이 된다. 여기서 롯데월드타워는 그 배의 돛이다. 선착장 역할을 할 수서KTX 역사까지 완공되면 롯데그룹은 이만한 금상첨화가 없을 것이다.
다만, 풍수적 관점에서 아쉬운 점이 몇 있다.
먼저, 행주형인 잠실을 개발하기 전에 롯데그룹이 서초동 롯데칠성 자리에 본사를 세웠더라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후 선착장(수서KTX 역사)을 만들어, 짐을 다 실은 후 돛대(롯데월드타워)를 세웠어야 했다. 선착장 공사를 벌이고 짐을 싣는 어수선한 와중에 빨리 출발하고자 돛대부터 세웠으니 혼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하나는 롯데월드타워의 건물 형태다. 영동대교에서 바라보면 두 개의 건물인 것처럼 끝이 갈라져 두 개의 머리를 가진 형태로 보인다. 이를 긍정적으로 풀이하자면 협력으로 두 배의 힘이 발휘된다고 하겠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풀이하면 운이 지나면 용호상박의 형태로 좋지 않은 결말이 올 수 있다.
이에 대한 예방책으로는 처음부터 쌍두마차 체제로 운영을 해나가는 것이 다툼을 줄이는 최선의 방책이다. 차선책으로는 회장실이나 실권자의 집무실을 동북이나 서남 방향으로 꾸이면 이전투구의 흉을 줄일 수 있다.
신석우 풍수지리학자
청욱 신석우 동양철학 박사는 대한풍수문화연구소 소장으로 기업체 풍수컨설팅 자문을 하고 있다. 현재 용인대학교 사회교육원 풍수지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동방대학원대학교 풍수지리학 교수, 대한한양택풍수지리학회 초대회장, 부동산 TV 풍수지리 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