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가 얼마나 치밀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순 없지만 결코 박유천의 성매매 혐의가 입증되진 않을 것이다. 애초부터 성폭행은 몰라도 성매매 부분은 혐의가 입증되지 않을 것이라고 봐왔다. 이는 단순히 한류스타 한 명의 일이 아니다. 유흥업계 전체의 생존이 달린 일이고 행여 박유천이 성매매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다면 유흥업계 전체가 매우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강남 일대에서 손에 꼽히는 유흥업계의 큰손 가운데 한 명이 들려준 말이다. 박유천 논란의 중심지는 강남 일대 유흥업소다. 따라서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강남 유흥업계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뜨거웠다. 끝을 모르는 불황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유흥업계 입장에서 박유천 사태는 말 그대로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
박유천의 성폭행 피소 네 건이 무혐의로 굳어져가고 있는 분위기다. 아직 성매매 관련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고성준 기자 joonko1@ilyo.co.kr
박유천 논란의 핵심은 성폭행이었지만 그 바로 뒤에는 성매매라는 무시무시한 혐의가 함께 도사리고 있었다. 유흥업소에서 벌어진 성관계를 두고 벌어진 논란인 만큼 성폭행이 아니라면 성매매일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사는 성폭행에 집중됐지만 법조계에선 애초부터 성폭행 혐의 인정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성폭행 혐의가 입증되기 위해서는 강제성이 인정돼야 하는데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갖는 특성이 결정적인 한계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의 말이다.
“논란 초기 워낙 박유천을 향한 여론이 매서워 변호사들도 이런 부분을 얘기하기가 다소 어려웠다. 유흥업소의 룸 안에 있는 화장실은 매우 비좁다. 두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차는 수준인데 거기서 벌어진 성관계다. 과연 여성이 성관계를 거부하는데 강제적으로 성폭행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인지가 결정적인 의문이다. 쉽게 말해 여성이 싫으면 문을 열고 뛰쳐나오면 된다. 화장실 문만 열면 여러 명이 룸 안에 있는 상황이라 성폭행의 위험에서 도움을 청하기 쉬운 상황이다. 행여 문을 열고 뛰쳐나왔는데 룸 안의 일행이 이를 묵인해 다시 화장실로 끌려 들어가 성관계를 가졌다거나 했다면 모르지만 이번 사안은 철저히 룸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유흥업소의 룸 안에 있는 화장실이 강제성을 입증하기 매우 어려운 공간이라는 점에서 법조관계자들 사이에선 조심스럽게 박유천의 성폭행 무혐의가 예상됐었다.”
실제로 경찰 수사 결과는 네 건의 성폭행 피소에 대해 박유천이 모두 무혐의를 받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물론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뒤 검찰 재수사를 통해 성폭행 관련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렇지만 법조관계자들 사이에선 검찰의 특성상 수사는 박유천 성폭행이 아닌 고소 여성들을 상대로 한 무고와 공갈 협박 등을 위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박유천 성폭행 논란은 무혐의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성매매 관련 혐의에 대해선 여전히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부분 역시 박유천이 무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첫 번째 고소가 벌어진 텐카페와 유사한 형태의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의 얘기다.
박유천의 성폭행 논란이 발생한 문제의 유흥업소.
요즘 유흥업계에서 가장 큰 손님 층이 바로 연예계 인사다. 접대 문화가 대거 사라지면서 힘겨워진 유흥업계에서 연예계 관계자들은 매우 중요한 고객층이다. 그런데 이번 사안에서 박유천에게 성매매 혐의가 입증돼 사법 처벌을 받게 된다면 이제 연예관계자들도 유흥업계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이사의 설명이다.
“아무래도 연예관계자들에게 유흥업소는 중요한 비즈니스 장소다. 연예인들이 대중의 시선을 피해 술자리를 갖는 경우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이번 논란이 야기됐지만 사실 훨씬 더 중요한 일들이 많다. 예를 들어 주요한 캐스팅 미팅이나 투자자 미팅 등도 유흥업소에서 벌어지곤 한다. 비밀스런 얘기를 주고받아야 하는 데 사무실 같은 데서 진행하기가 너무 딱딱한 분위기일 때 그런 곳을 활용한다. 특히 캐스팅이나 투자를 부탁해야 하는 경우 유흥업소를 가곤 한다. 유흥업소의 핵심은 룸 안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철저한 비밀 엄수다. 캐스팅이나 투자와 같은 중요한 비즈니스 관련 내용이 새나간다면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박유천 논란이 그런 비즈니스 미팅은 아니지만 결국 룸 안에서 벌어진 일이 외부로 새어 나갔다는 부분은 분명 문제다. 물론 성폭행 등 범죄가 벌어졌다면 예외일 수 있지만 결국 무혐의가 되면 비밀유지가 안 됐다는 현상만 남을 뿐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