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이 “당내 계파싸움을 종식시킬 것”이라며, 당 대표 출마의 변을 대신했다.사진은 이주영 의원이 <일요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박은숙 기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는데.
“지금 국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당 안팎의 상황도 총선패배 이후 좌절감 등으로 위급하다. 전당대회를 통해 계파싸움을 종식시키고 당원간 대통합을 이뤄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 통합과 융합의 용광로가 되겠다. 당을 시대정신에 맞게 대혁신하고, 내년 대선승리를 이끌 창조적 리더십을 세우겠다.”
―최근 새누리당 내 계파 갈등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높다.
“4·13총선은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계파 갈등이 패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계파싸움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매를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계파논쟁이 불거지고 있어 답답하고 안타깝다. 이제 우리는 계파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고 비전이 있으며, 국민께 지지를 호소할 명분이 있다.”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한 해소 방안이 있나.
“정당의 계파 문제는 당의 운영과 당직 임명 등에 대한 당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주류와 비주류가 나뉘어 발생한다. 특히 공천과 관련해서 계파 간 상호 불신으로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왔다. 계파갈등의 단초이자 가장 극명하게 이해가 대립되는 공천제도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계파를 초월한 인사를 하겠다. 계파가 해체되어도, 계파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공천을 받을 수 있고, 당의 주요 보직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주영 의원은 “국가적 난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당정청 일체론은 필수불가”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당정청 일체를 위한 적임자라고 밝혔다.
―현재 원내 주요 3당이 모두 비대위 체제다. 이런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나.
“비대위 체제가 등장한 것은 정당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기 계파 이외의 사람들이 당의 주도권을 쥐는 것을 두려워한다. 계파 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비대위가 등장하게 됐다. 정당정치가 선진화되지 못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정당 민주주의 차원에서 볼 때 비정상이다. 계파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우리나라 정당의 오래된 고질병이기도 하다. 각 당이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잘 극복한 후 지도부 구성이 마무리되면 함께 머리를 맞대 산적한 민생현안을 하나 둘 풀어갈 기회가 될 것이다.“
―총선패배 후 “청와대의 국정스타일이 바꿔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지난 금요일 대통령이 당 소속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의원 한 분 한 분 진심을 담은 대화를 하면서 배려하고 화합하려는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당청 관계가 새롭게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좋은 조짐으로 보고 있다. 당파성을 녹이는 용광로가 되어줄 당 대표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모두가 변화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당청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당권에 도전하며 ‘당정청 일체론’을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어릴 적 학교 운동회에서 기억나는 것은 2인 3각 게임이다. 두 사람이 어깨동무를 하고 한쪽 발을 묶어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협동심이다. 서로 마음이 달라 각기 따로 움직이면 금방 쓰러지고 만다. 당정청은 바로 2인 3각 경기를 하는 사람과 같다. 당정청이 각기 다른 마음, 다른 뜻을 가지고 걷게 되면 결국 넘어지게 되어 있다. 현 정부가 성공리에 일을 마무리하고, 정권재창출을 꿈꾼다면 바로 이러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당정청 일체론을 주장하는 것이다. 국가적 난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당정청 일체론은 필수불가결이다. 당정청이 소통이 잘 되고 협력이 잘 되면 당내 민주주의도 좋아지고 정책결정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당 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본다. 계파의 수장이 당 대표가 되면 어느 쪽이 되든지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 과거 레임덕은 내부 갈등과 불화 속에서 서로 싸움이 격화되고 곪아서 대통령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당의 화학적 결합, 융합의 용광로, 당정청 일치단결, 국가적 과제를 위한 합심협력 등 이주영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안정감이 느껴지고 국가운영의 에너지가 결집될 수 있을 것이다.”
이주영 의원은 ”계파의 수장이 당 대표가 되면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정치권에서 개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입장은.
“민주화 시대의 서막을 의미하는 1987년 헌법이 2016년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몸에 잘 맞도록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다만, 지금 우리 국민들은 개헌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에 대해 무관심한 편이다. 당면한 경제문제 해결이 우선이지 정치권에서처럼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느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개헌논의가 활발해지면 이원집정부제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에 대해 함께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이루는 방향에서 최종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합의되기 쉬운 안을 가지고 아주 짧은 시간에 개헌합의가 이뤄져야 실현이 되지 논란을 벌이기 시작하면 개헌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오랫동안 개헌연구를 하면서 체득한 결론이다. 저는 대통령제를 유지하면서 4년 중임제를 도입하는 것이 현재의 시대변화에 부합한다고 본다.”
―내년이 대선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어떤 인물이 후보로 나와야 하나.
“대선주자를 눈앞에 보이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그 지지율만 가지고 판단하면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지금 시대는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기존의 상식이 파괴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시대정신에 맞는 대선주자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 수 있을 것이다. 대선주자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주자군은 우리 새누리당에 많이 있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단순하고 공정한 경선관리를 넘어서 시대정신과 부합하는 비전과 리더십의 창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친박’ 수장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의 당 대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 새누리당은 계파싸움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번 전당대회가 희망의 출발이 되기 위해서는 계파구도로 경선에 임해서는 안된다. 실망을 줬던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것으로는 등을 돌렸던 민심과 당심을 돌아오게 할 수 없다.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계파프레임을 넘어서야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과거 강경매파가 전국을 주도한 적이 있다. 지금은 희망과 평화를 물고 올 하얀비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통합, 융합, 치유가 절실한 때다. 이를 통해 에너지를 모으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신념을 가지고 당 대표에 임할 것이다.”
임진수·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