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靑 공천개입 정황 녹취 공개 파장 일파만파···청와대 선 긋기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일요신문DB
[일요신문] 친박계에 이어 청와대까지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4·13 총선 당시 김성회 전 의원의 공천을 두고 최경환·윤상현 의원의 공천개입 녹취가 공개된데 이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공천개입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청와대가 현 전 수석 개인의 통화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청와대 공천개입 의혹은 더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전 수석 본인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개인의 통화일 뿐”이라고 밝혔다.
19일 한 언론에서 현 전 수석이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에 출마선언을 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출마지역 변경을 종용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가서 (서청원) 대표님한테 저한테 얘기했던 것과 똑같이 말씀하시라. ‘대표님 가는 데 안 가겠다’고”라며, “저하고 약속한 건 대통령하고 약속한 것과 똑같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그게 진짜 VIP(대통령) 뜻이면 따르겠다”고 하자 현 전 수석은 “따르시고 ‘정해주시면 다른 지역 갑니다’라고 솔직히 말하라”라고 종용했다.
김 전 의원이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현 전 수석은 “길어져 봐야 좋을 것 없다. 제가 말씀드릴 때 그렇게 해라. 바로 조치하라. 그렇게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라고 강한 어조로 김 전 의원에게 전했다.
결국 김 전 의원은 서청원 의원에게 화성갑 지역구를 양보하고 선거구분할로 신설된 화성병으로 옮겼지만, 후보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를 두고 4·13 총선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현기환 전 정무수석의 비밀회동 의혹마저 다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친박계의 공천개입 의혹은 계속 확전될 조짐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