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근대역사박물관 전경
[군산=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어떻게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떻게 단기간에 전국적인 명소가 됐을까.
전국 5대 공립박물관으로 선정됐고 개관 6년 만에 연간 10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찾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제강점기의 근대 유산을 최대한 활용한데다 인문과 역사에 관심이 깊은 문동신 시장이 전문 인력을 통해 ‘박물관의 꽃’인 기획전시를 지속,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항상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요란했던 ‘원도심 활성화의 요구’는 사라졌고 최근 산업단지 경기의 침체에도 북적이는 관광객은 그나마 지역경제를 견인해 가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전진기지로 활용됐던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 등 장미동·월명동·신흥동지역에 아픔의 상흔(傷痕)들이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을 활용, 근대문화도시조성사업이 펼쳐졌다.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은 근대건축관, 일본 18은행 건물은 근대미술관으로 재탄생하는 등 근대역사박물관 주변지역은 근대와 현대가 만나는 ‘시간여행의 장소’로 탈바꿈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의 중심에 위치한 근대역사박물관이 매분기 다양한 주제로 시의 적절하게 ‘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를 기획, 정체되지 않고 살아 있다는 점이다.
유료 관람객이 연간 100만 명에 육박하면서 과거 한적했던 원도심에 외지인 급증, 부동산 가격이 들썩거리는 등 원도심은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어 근대역사박물관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근대역사문화의 구심점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근대문화 중심도시 군산의 특화박물관으로 2011년 9월 30일 개관했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고, 내일을 향하는 군산의 희망찬 군무를 상징하는 현대적 4층 규모의 건물로 내부 시설로는 해양물류 역사관, 근대생활관, 어린이 체험관 등을 갖췄다.
특히 역사관과 전시실에는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시대별 유물과 시민들이 기증해 준 5천여 점의 유물을 포함한 1만여 점의 유물들을 보유하고 있다. 근대생활관에는 1930년대 11개 건물을 주제별로 재현해 당시의 시대상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명실상부 지역대표 관광지로 자리 매김
박물관은 2014년 관람객 42만 명에 이어 2015년 한 해 8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명실상부한 지역대표 관광지로 자리 매김하며 군산 근대문화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박물관 운영이 성공한데에는 다양한 기획전 및 특별전과 함께 박물관 인근 진포해양테마공원, 구)조선은행, 구)18은행 등 8개 근대 문화재와 관광자원을 하나의 테마로 엮은 운영방식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 결과 작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등록 공립박물관 203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립박물관 대상 평가’에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호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전국 5대 공립박물관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처럼 근대역사박물관은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냄에 따라 박물관에서는 관람객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역사를 주제로 다양한 기획전시
박물관의 꽃이라 불리는 기획전시는 매 분기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진다. 작년에는 ‘역전의 명수, 군산야구展’을 시작으로 지역인물 조명 시리즈인 ‘포도의 명인 낭곡 최석환展’, 지역 근대사를 조명한 ‘1950 군산 6월의 꽃 기획전’을 전시했다.
올해에는 군산의 독립유공자 특별전 ‘자랑스러운 군산의 독립영웅들’, ‘대한인 안중근과 대한의 자손들’, ‘9세기 동아시아의 국제인 최치원’ 등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고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지역박물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안중근의사 기획전
◇박물관 시간여행 근대문화공연
박물관의 다양한 근대문화공연은 군산의 근대역사문화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특화된 박물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마당놀이와 인형극, 거리문화공연 등을 운영해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특화된 문화공간으로 꾸며나가고 있다.
근대 마당놀이 수탈전은 박물관 개항장터에서 공연되는 시민참여 문화공연이자 박물관 대표 문화상품이다.
2012년에 창단된 시민연극 자원봉사단체인 군박패(군산근대역사박물관놀이패)가 참여해 일제강점기 수탈과 저항의 도시였던 군산항을 배경으로 우리 조상들의 고통과 한(恨)을 노래와 춤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수탈전은 매주 토요일 오후 박물관 광장 차 없는 거리(무궁화 거리)에서 퍼레이드를 시작해 개항장터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풍물팀을 앞세운 시민 배우들의 근대거리 퍼레이드로 시작해 장터 참여자들 모두 근대한복을 입고 동참해 전국 유일의 근대 개항장터라는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이들을 위한 인형극 공연
전국 최초의 박물관 인형극은 2014년 처음으로 시도돼 아이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쌍천 이영춘 박사의 삶을 인형극화한 공연과 일제강점기 실존했던 애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대한아 놀~자!’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극화하여 공연한 바 있다.
올해에는 군산출신 일제강점기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채금석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축구의 거인, 오토바이 채금석’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마당놀이수탈전
◇박물관 근대문화장터와 거리문화공연 운영
박물관은 매주 토요일 근대문화 공연 및 체험활동을 결합한 ‘박물관 개항장터’를 개최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즐겁고 유익한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지역 주민들의 문화향유권 보장에도 앞장서고 있다.
박물관 차 없는 거리에서 개최되는 개항장터는 군산시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용도를 잃은 물건과 주부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아나바다 프리마켓 형태로 운영된다.
또한 박물관 거리문화공연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박물관 광장에서 지역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는 국악, 사물놀이, 버스킹공연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을 통해 지역예술인에게는 공연 참여 기회를 관광객에게는 차별화된 즐거움을 주고 있다.
◇박물관 정책 세미나 운영
박물관은 일반관람 외에도 세미나 개최를 통해 근대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한 문화관광정책수립 및 근대사 자료 확보와 근대사업 정책 수립 및 시민의 역사문화 수요에 부응하고자 다양한 세미나를 추진한다.
그동안에는 국어문학회 전국학술대회로 ‘채만식문학과 고전의 패러디’와 ‘세계문학으로서의 고은’을 발표했다.
군산학 정립의 필요성 외 3편의 주제발표와 ‘조선중기 호남 한시에 표출된 한(恨)의 양상’외 3편의 논문발표가 진행됐다.
올해에는 ‘9세기 동아시아의 국제인, 최치원과 양주 그리고 군산’이라는 주제로 고운 최치원 한․중 세미나가 개최됐으며, 오는 9월과 11월에는 문화정책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박물관은 향후 다양한 주제의 학회유치와 자체학술세미나를 개최해 근대관련 연구자료 축척과 다양한 스토리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 BUY 가맹점 제도 체결
박물관은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외지 방문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자 박물관을 다녀간 방문객이 관람권을 제출할 시 가맹점 등록업체에서 판매금액(현금10%, 카드7%)을 할인 받을 수 있는 BUY 가맹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BUY 가맹점 운영을 통하여 군산의 원도심 경제 활성화를 가속화시키고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게는 별도의 할인 혜택을 부여해 박물관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봉곤 군산시 문화에술과장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군산의 근대문화 및 해양문화를 주제로 한 특화 박물관이자 지역 박물관으로써 군산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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