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맥도날드 로고
투자업계는 한국맥도날드 예상 매각가를 3000억~5000억 원 정도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조정원이 공개하는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맥도날드 법인(유한회사 맥킴 포함)은 394개 점포에서 684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07억 원이며, 수익 구조상 현금 비중이 높다. 유한회사 맥킴은 한국맥도날드 사업권 중 남부지역(영남·제주 등) 운영권을 따로 갖고 있다. 실제 인수 협상이 진행되면 맥킴 또한 매각 대상에 포함된다.
미국 현지에선 맥도날드 본사가 한국을 포함한 중국·홍콩 등 ‘아시아 프랜차이즈 사업권’ 전체를 일괄 매각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이 경우 희망 매각가는 최소 30억 달러(한화 3조 4200억 원)에 이를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CJ는 미국 본사가 한국 사업권을 ‘분할 매각’할 때만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3조 원이 넘는 재원을 마련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시장이 인수 주체로 지목한 CJ푸드빌의 유동자산은 1611억 원, 이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8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사업권 인수 범위를 한국으로 한정짓더라도 CJ푸드빌의 자금력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킨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CJ푸드빌의) 매각 가능 자산을 고려해도 (예상 매각가인) 3000억~5000억 원에는 미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 가능성에 대해 CJ 관계자는 “아직 답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존 프랜차이즈 햄버거 시장은 ▲‘웰빙’을 쫓는 소비자들의 이탈 ▲업체 간 저가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프리미엄 경쟁 브랜드(쉐이크쉑 등) 입점 등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업체인 KFC가 최근 18년 만에 햄버거와 치킨 가격을 인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칫 무리한 투자는 독이 돼 돌아올 수 있다.
CJ는 이번 LOI에서 인수 희망가로 약 3000억 원을 써냈는데 미국 본사 입장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CJ의 ‘입질’에도 불구하고 실제 인수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