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의 광고.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994억 원, 영업이익 801억 원, 당기순이익 540억 원을 거둬 각각 전년 대비 매출 8.9%, 영업이익 42.5%, 당기순이익은 18.6% 급증했다. 반면, 지난해 기부금은 950만 원에 불과해 매출 대비 0.001%에 그쳤다. 국내 대기업들의 매출 대비 평균 기부금 비율 0.14%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기부금은 기업의 사회공헌 정도를 가늠하는 구실을 한다.
특히 옥션 및 G마켓과 합병 당시 불거졌던 시장지배적 사업자 논란이 희석되면서 기부금 감소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eBay)는 2008년 인터파크로부터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인 인터파크 G마켓을 인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9년 4월 향후 3년간 수수료 인상금지 등 조건을 부과하면서 이베이의 G마켓 인수를 승인했다.
당시 옥션과 G마켓을 합치면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의 80%를 넘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출현을 공정위가 용인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적지 않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당시보다 점유율은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절대 강자다. 지난해 말 기준 G마켓 39%, 옥션 26%를 합쳐 시장점유율이 65%에 달하고 있다.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기간인 2012년까지 이베이코리아는 기부금을 해마다 늘렸고 적자를 기록한 해에도 기부금을 냈다. G마켓과 옥션의 기업결합 첫해인 2009년 이베이코리아는 5393억 원 매출에 기업결합 비용으로 128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지만 기부금 1억 4000만여 원을 지출했다. 2010년에는 매출 6189억 원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기부금을 1억 8500만여 원으로 늘렸다.
G마켓은 2011년 8월 31일자로 옥션 법인을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이베이코리아로 변경했다. 이 해 매출은 전년보다 1748억 원(28.2%) 줄어든 4441억 원으로 공시했다. 당시 합병에 따른 비용으로 당기순손실이 173억여 원 발생했음에도 기부금 800만여 원을 지출했다. 이에 대해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이 옥션을 합병할 때까지 기간인 2011년 1월부터 8월까지 옥션의 매출을 이익잉여금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베이코리아는 2012년 매출 6280억 원을 거뒀고 기부금으로 3억 4400만 원을 지출한 이후 2013년 3억 3250만 원, 2014년 2억 2542만 원, 지난해 950만 원으로 기부금을 줄였다. 이 기간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은 해마다 전년 대비 10% 안팎, 영업이익은 30~40%대로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플래닛 11번가는 영업적자 규모가 300억 원대이고, 인터파크도 오픈마켓 사업부문에서 지난해 매출액 777억 원에 4억 원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만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베이코리아 측은 기부금 감소는 서류상으로 드러난 것일 뿐 판매자들에 대한 지원 활동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본사인 이베이에 로열티나 배당을 일절하지 않고 있어 국부 유출 문제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기부금으로 회계자료 등에 기록하기 위해선 기부를 받은 곳으로부터 영수증을 받아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기부금이 줄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G마켓에 소속된 판매직원이나 중소기업 판매직원들에 대한 교육, 창업교육과 해외 판로개척 등 온라인 수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렇게 쓰는 비용이 1년에 200억 원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장익창 비즈한국 기자 sanbada@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