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프 온리(If only)` 포스터.
[일요신문]최정임 타로마스터= 자신의 일에만 몰입하는 남자 이안(폴 니콜스). 자신의 일을 사랑하지만 남자를 위해 온전히 사랑을 베푸는 여자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잇). 영화 이프 온리(if only)는 이별을 피할 수 없는 연인의 애절한 사연으로 관객의 감성을 흠뻑 적신다. 만약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이 갑자기 눈앞에서 목숨을 잃는다면 어떨까?
어느 날 사만다는 이안 앞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이안은 깜작 놀란다. 자신의 곁에 그녀가 있고 어제의 일들이 똑같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안은 모든 것이 꿈이길 바라며 그녀의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11시를 가리키는 시계.
첫날 사만다의 죽음을 암시하는 여러 가지 화면이 등장한다. 그 중 이안의 시계가 깨지는 장면도 반복된다. 시계가 가리키고 있는 시간은 11시이고 사만다의 사망 시간도 11시다. 이안은 다음 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11시 죽음을 예견하고 사만다 대신 자신이 죽음을 맞이한다.
타로카드에서 11번은 저스티스를 말한다.
타로카드에서 11번은 저스티스(JUSTICE), 정의의 카드다. 이 카드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타아가 한 손에 천칭을 들고 또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천칭저울을 공정함을, 칼은 결단력을 말한다. 천칭은 중심을 잡고 있고 천칭이 한쪽으로 기울여지는 순간 칼로써 결단을 내린다. 기울어지기 전까지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할 수도 있다. 뒤에 있는 자주색 커튼은 권위를 나타내며 커튼 뒤는 보이지 않는 마음을 뜻한다. 칼은 자신을 위해 쓰기보다는 이타적으로 사용하라고 이야기한다.
11은 0부터 10까지의 한 단계를 넘어선 숫자이고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영화의 중요한 시간 11시. 그것은 결단을 내리고 판단해 이행하게 되는 순간을 의미하며 다시금 똑같은 기회가 왔을 때 내가 아닌 타인의 중심으로 선택하게 된 시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78장의 악보, 의존적 삶에서 주체적인 삶으로.
영화에는 이안이 사만다 몰래 사만다가 그려 놓은 악보를 가져다가 복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안은 78장의 악보를 복사해 달라고 요구하는데 타로카드가 78장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1년은 12달, 1+2+3+4+5+6+7+8+9+10+11+12=78이고 자신을 제외한 다른 숫자로 나눠지지 않는 9개의 합이 1+2+3+5+7+11+13+17+19=78이다.
78장으로 구성된 타로카드의 상징에는 삶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사만다가 만든 곡을 78명의 오케스트라단이 연주하고 그녀는 인생의 수레바퀴 주인공으로 데뷔하게 된다. 가녀린 여인 사만다가 주체적인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 이안의 선물.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타로 상징을 엿볼 수 있는 영화다.
레이첼타로 최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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